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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중국 태생 탈북자 2세들 미국 방문 


한국의 기독교 민간단체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가운데)와 탈북자 자녀들이 미 동북부 뉴욕에 있는 한인 교회를 방문했다. 사진출처=두리하나선교회 웹사이트.
한국의 기독교 민간단체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가운데)와 탈북자 자녀들이 미 동북부 뉴욕에 있는 한인 교회를 방문했다. 사진출처=두리하나선교회 웹사이트.

한 주 간 북한과 관련한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시간입니다. 한국 내 탈북자 자녀들이 미국 내 한인 교회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풍경 오디오] 중국 태생 탈북자 2세들 미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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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학생들 노래: '오 해피 데이']

미 동북부 뉴욕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 한국에서 온 탈북자 자녀들이 노래를 부릅니다.

‘You raise me up, 당신은 나를 일으켜 세웁니다’, ‘오! 행복한 날’ 등 외국 곡을 영어로 노래하며 장단을 맞추는 학생들 가운데는 ‘I love New York’ 나는 뉴욕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옷을 입은 학생도 보입니다.

이들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자녀로, 대부분 중국에서 태어났는데요, 한국에서 탈북자구출과 정착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 민간단체 두리하나선교회 소속 학생들입니다.

학생들은 지난 8일부터 13일 동안 ‘2017년 두리하나 미국 문화체험’에 참여했는데요, 워싱턴과 뉴욕에 머물며 정부청사 방문, 박물관 견학을 포함해 타임스퀘어, 센트럴 파크, 세계무역센터 등 관광명소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었습니다.

두리하나선교회 천기원 목사는 `VOA'에, 6년째 이어져 문화체험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우리 학생들이 대부분 유난히 가정적으로 소외됐거나, 고아들이기 때문에 사회가 냉정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많은 경비를 대서 평생 누릴 수 없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에 도전 의식과 꿈을 키우는데 보탬이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천기원 목사는 이번에 온 학생들은 탈북자사회에서도 소외된 부류인 중국 출생 탈북자 자녀라며 이들은 한국 정부의 탈북자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중국에서 온 아이들은 한국에 오면 사회적 지원이 없습니다. 주민등록 한 장 없습니다. 지원이 전혀 없습니다. 현재 한국 탈북자 가운데 중국 출신은 중국 아이들로 분류. 이 문제로 십 수 년 동안 투쟁하는데……”

천 목사는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자 자녀들 역시 대부분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직간접적으로 받았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2일에 한 번 꼴로, 엄마가 맞는 대부분의 아이들이죠. 탈북 여성은 돈을 벌러 가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 대부분 친부모에게 엄청난 학대를 받았습니다. 학생 중에도 이미 어릴 때 중국에 있을 때부터 본인과 엄마가 학대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온 케이스가 다 그런 케이스입니다.”

천 목사는 현재 중국 출생 탈북자 자녀들의 한국 입국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에서 보고 느끼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자유의 경험이 무엇인지, 미국이 왜 자유의 땅인지 세계관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본래 목적은 한국이 통일된다면 그 땅으로 보내려고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보낼 것인가 바른 생각으로 교육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번 일정은 뉴욕어린양교회의 후원으로 가능했는데요, 10만 달러 경비 전액을 부담했습니다.

이 교회 김수태 원로목사는 "우리의 큰 비전은 북한의 주체사상이 주입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을 미국에서 유학을 시켜주고 앞으로 통일이 됐을 때 중요하게 쓰임받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미국을 방문한 탈북자 자녀들은 적게는 8세부터 많게는 20살을 넘긴 학생들입니다.

17세 소녀 주춘미 양은 중국인 아버지와 탈북자 어머니와 살다 2년 전 한국에 입국했는데요, 2명의 중국인 아빠 밑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춘미 양은 한국 입국 후에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9층 건물에서 뛰어내려 하반신 불구 판정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회복돼 미국 여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는데요, 아직 한국말이 서툴지만 미국에서의 추억을 하나씩 꺼냈습니다.

[녹취: 주춘미]”바다도 좋았고, 놀이공원에 간 것도 좋았어요. 소리도 지르고 친구들하고도 친해지고..”

춘미 양은 뉴욕 맨해튼에서 본 ‘자유의 여신상’을 최고의 기억으로 꼽았는데요, 자유에 대한 천기원 목사의 설명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주춘미] “자유가 만약에 있으면요 책임감이 있어야 한데요. 그게 가장 좋았어요, 기억이 제일 나요.”

춘미 양은 자신의 꿈과 목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면서 미국에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열 살 때 한국에 입국한 김선미 양 역시 중국인 남성과 탈북 여성 사이에서 태어났고 2년 전에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말하는 선미 양은 `VOA'에, 아빠에게 맞았고 엄마는 더 많이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선미] “저는 아빠 방에 많이 안 가서 많이 안 맞았는데, 엄마는 많이 맞았어요.”

선미 양은 미국의 깨끗한 공기와 사람들의 친절함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는데요, 한국에 있는 엄마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소식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탈북자 아빠와 새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조원혁 군은 북한에서 태어났고, 한국에 입국한 지 3년이 됐는데요, 이번 일정 가운데 대형 수족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원혁] “아쿠아리움이죠. 물 속으로 고기를 만졌는데, 딱딱한 것도 있고 촉촉한 것도 있고 되게 좋았어요.”

탈북자 자녀들은 미국에서 성공한 한인들을 만나 볼 기회도 가졌는데요, 뉴욕에서 가발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한인, 요식업으로 성공한 한인, 그리고 뉴욕주 론 김 하원의원을 만났습니다.

론 김 의원은 `VOA'에 난민 자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 처음이라면서 학생들과 3일 동안 만났던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녹취:론 김 의원] “지금 12살 학생인데 3살 4살 쯤에 북한을 탈출했다가 중국에서 살았는데, 얼마나 어렵게 살았냐 하면 중국인한테 폭행을 당해서 목에 상처가 여러 개 있더라고요. 칼에 찔려서..”

김 의원은 학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물어보는 간단한 질문에 자기 이름이 뭔지 어른들에게 되묻는 아이들을 봤고 그 이유를 알고 난 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론 김 의원] “혼자 이름도 똑바로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 크면서 다른 이름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고, 이럴 때는 내 이름이 뭐죠? 라고 묻는 아이들이 많다고 ”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자 자녀들은 한국에서 호적도 없이 상황에 따라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인데요, 론 김 의원은 이런 아이들이 기본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론 김 의원] “그런 이야기들을 똑바로 들어보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너무 불쌍하고 어려운 인생을 젊은 아이들이 살아 왔다는 게 많은 기억을 줬고, 왜 이렇게 어렵게 사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대화들이 더 큰 대화들이 돼야 하고 더 열심히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론 김 의원은 이번 미국 방문의 목적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희망과 꿈을 키우는 것인 만큼 앞으로 학생들이 큰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녹취: 론 김 의원] "언제나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인제 인생이 똑바로 시작하니까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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