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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북한 장마철, 피해 예방 대책


지난해 북한에 내린 집중호우로 함경북도 회령시 가옥들이 무너진 모습이다. 유엔이 지난해 9월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수해 실사보고서에 들어있는 사진이다.
지난해 북한에 내린 집중호우로 함경북도 회령시 가옥들이 무너진 모습이다. 유엔이 지난해 9월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수해 실사보고서에 들어있는 사진이다.

북한에서는 이번 주말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예보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장마철에 매년 적잖은 큰물 피해를 입어 왔는데요, 이 때문에 북한 당국뿐 아니라 유엔 등 국제기구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거듭되는 큰물 피해를 막기 위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김현진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지역도 이제 장마철로 접어드는 것 같은데요, 북한에서 장마가 언제 시작되나요?

기자) 보통 7, 8월이 장마철인데요, 일단 19일부터 24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거의 해마다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지난해도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먼저 지난해 피해 상황이 어땠는지 짚어볼까요?

기자) 국제적십자사 IFRC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8월 말 함경북도 지역에 내린 폭우로 두만강이 범람해 인근 북-중 국경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적어도 138명이 숨지고 400여 명이 실종됐으며, 함경북도 6개 군 내 총 66만7천여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가옥 3만 채가 파괴되고 학교와 병원 등 공공건물도 1만6천400 채가 훼손됐습니다.

진행자)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한국보다 북한에서 피해가 더 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무엇보다 홍수에 대비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또기상예보 능력이 떨어져 사전 대비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기상장비가 노후화되고 관측자료 수집이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도 이유입니다. 정확한 날씨 예보가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주민들이 제 때 재해에 대처하지 못해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지난해 북한 홍수 피해 복구가 어느정도 완료된 상황인가요?

기자) 국제적십자사는 국제사회 대북 제재와 기금 부족 등의 영향으로 수해 복구에 필요한 물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수질과 위생, 의료 보건 사업 분야 복구 지원이 당초 8월 말 완료될 예정이었지만 계획보다 넉 달 연기된 올해 말로 계획이 수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당장 장마철이 시작되니까, 이번 장마에 대한 준비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국제사회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기자)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의 장마철 홍수 대비책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VOA’가 입수한 유엔의 ‘재난 긴급대응 준비 자료’에 따르면 유엔은 식량안보와 식수, 위생, 영양, 임시 거처, 보건 등 5개 분야에서 긴급대응책을 마련했습니다. 또 긴급 재난 발생 직후 6시간, 24시간, 72시간 내 국제적십자사, 조선적십자사 등과 어떻게 조율해 대응할지에 대한 계획도 미리 세우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적십자사도 구호물품을 비축하고 조기경보와 대피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국제적십자사의 그웬돌린 팡 동북아시아 사무소장은 ‘VOA’에 조선적십자사와 함께 재난에 대비해 북한 전역 7개 적십자창고에 구호물자를 비축해 놓았다고 밝혔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그웬돌린 팡 사무소장] “In these warehouses, a variety of disaster non-food items are maintained for up to….”

팡 사무총장은 홍수 등 재난 시 1만5천 가구를 지원할 수 있는 분량의 방수포와 가족용 텐트, 개인 위생용품, 수질정화제, 물통 등을 비축해 놓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기구의 대비 상황을 살펴봤는데, 북한 당국도 장마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야 할 일도 있겠죠.

기자)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에 대비해 댐과 제방 등 수해에 대비할 수 있는 시설들을 점검하고 보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축대 같은 곳은 더 단단히 하고, 무너지지 않게 살펴야 합니다.

진행자) 주민들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기자) 우선 집과 주변에 비가 새거나 무너져 내릴 곳이 없는지 사전에 점검, 보수해야 합니다. 낡은 지붕은 비닐 등으로 단단히 덮고 묶어서 폭풍우에 날아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집 안팎에 하수구는 물론, 배수구 막힌 곳을 정비하고 오래된 축대, 담장은 넘어질 우려가 없는지 미리 정비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양수기, 손전등, 비상식량, 식수 등을 준비하는 게 좋고요. 또 재난 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곳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폭우가 계속될 때 주의할 점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천둥이나 번개가 칠 때는 우산을 쓰지 않는 게 좋고요, 전신주나 큰 나무 밑은 피하고 건물 안으로 대피하는 게 좋습니다. 물에 잠긴 도로는 가급적 피하고 조그만 개울이라도 건너지 말아야 하고요 산이나 강, 계곡에서는 빨리 하산하거나 급히 고지대로 피신해야 합니다.

진행자) 장마철에는 건강에도 특별히 유의해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장마철에는 통상 습도가 높아 땀이 잘 마르지 않고요, 이 때문에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고 불쾌지수도 높아서 신체 균형이 깨지고 면역력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장마철에 어떤 질병에 유의해야 하고 또 이를 예방하는 방법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물로 인해 걸리는 수인성 질병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데요, 장티푸스와 이질, 콜레라, 장염 등이 바로 그런 질병입니다. 장마철에는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또 음식물이 쉽게 변질되기 때문인데요, 한국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관리과 조은희 과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관리과 과장] “음식이나 물을 끓여 먹어야 하고요, 음식을 보관할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또 장티푸스와 콜레라는 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환자와 환자 간 접촉이 가능한 질병입니다. 그래서 철저한 손 씻기 만으로도 수인성 식품 매개성 질환의 70~80%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장염과 설사병 증세가 있을 경우 보리차 등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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