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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 로드먼 다섯번째 방북...김정은 만난 유일한 미국인

  • 최원기

북한을 방문 중인 전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15일 김일국 북한 체육상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건네고 있다.

매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미국의 전직 유명 프로농구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이 다섯 번째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로드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난 유일한 미국인인데요, 로드먼이 어떤 인물이고, 그의 방북이 어떤 논란을 불러일으켰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전직 프로농구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은 현재 서방세계에서 북한의 최고 권력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로드먼은 지난 2013년 2월 평양을 처음 방문한 이래 그 해 9월과 12월, 이듬해 1월, 그리고 올 6월까지 모두 다섯 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의 환대를 받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로드먼을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해 요트와 승마를 같이 했으며, 로드먼은 김 위원장을 “내 인생의 친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올해 56살인 로드먼은 키 2m4cm에 체중 95kg의 거구로 미 프로농구(NBA)에서 7년 연속 리바운드 1위를 차지했던 유명 선수였습니다. 그의 이름은 미 프로농구(NBA)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 있습니다.

로드먼은 농구계의 ‘악동’으로도 유명합니다. 경기를 하다가 걸핏하면 상대편 선수와 싸워 자주 퇴장을 당했습니다. 또 온 몸에 새긴 문신과 알록달록한 머리염색, 그리고 코와 귀에 장식(피어싱)을 하고 다닙니다.

로드먼은 그동안 이런저런 스캔들과 사고를 끊임없이 일으켰습니다. 유명 여가수인 마돈나와 염문을 뿌리는가 하면 액션 영화와 격투기에 나섰고, 음주, 도박, 난동을 자주 일으켰습니다.

지난 2013년 12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이 방북한 전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오른쪽)과 미국 묘기 농구단의 시범 경기를 관람한 후, 만찬을 개최했다. 부인 리설주(왼쪽)도 참석했다.
지난 2013년 12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이 방북한 전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오른쪽)과 미국 묘기 농구단의 시범 경기를 관람한 후, 만찬을 개최했다. 부인 리설주(왼쪽)도 참석했다.

로드먼이 북한과 최초로 인연을 맺은 것은 2013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세계를 돌며 농구 묘기를 보여주는 미국의 농구팀인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 팀이 평양을 방문했는데 이 때 함께 방북한 겁니다.

당시 미국의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라는 영상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농구를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드먼이 이끄는 농구 선수단은 평양 시내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그리고 장성택과 1만여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온갖 농구 묘기를 선보였습니다.

이어 로드먼은 행사 마지막에 마이크를 받아 들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당신은 내 인생의 친구”라고 말해 큰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녹취: KCNA]”I am sorry my country and your country not good term sir you are friend full of life..."

"(통역)저는 조선과 미국 사이 관계가 좋지 않는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선과 조선 인민은 저의 친구이며 경애하는 원수님을 저의 친근한 벗이라고 생각합니다.”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도 로드먼을 환대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로드먼 일행에게 베푼 만찬에서 이번 평양 방문을 계기로 북한과 미국 간 체육 교류가 활성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돌아온 로드먼은 ‘김정은 홍보’ 에 나섰습니다. 미 `ABC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시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은 “북한 정권은 스포츠 행사에 돈을 쓰는 대신 굶주림에 시달리거나 투옥된 채 인권을 침해받는 주민들의 안녕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그로부터 7개월 뒤인 2013년 9월 로드먼은 또다시 평양을 찾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로드먼을 대대적으로 환영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데니스 로드먼이 좋은 계절에 벗으로 우리나라를 또다시 방문한데 대하여 열렬히 환영하시고 그가 아무 때든 찾아와 휴식도 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차 방북에서 로드먼은 김정은 위원장의 바닷가 별장에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로드먼은 영국 `가디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문 일정 대부분을 섬에서 음주 파티와 제트스키, 승마 등을 즐기며 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양주와 과즙,얼음을 섞은 칵테일을 좋아하며 50-60명의 측근들과 마시고 웃고 즐긴다고 전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서방의 명품 브랜드인 구찌와 베르사체를 좋아하고 옷을 잘 입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의 딸을 직접 안아봤으며 아이의 이름은 김주애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KBS' 방송입니다.

[녹취: KBS] "로드먼은 김정은의 딸을 직접 안아봤으며 아이의 이름은 김주애라고 밝혔다.”

베일이 싸여진 김정은의 딸 이름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 해 12월 19일 로드먼은 세 번째로 북한을 방문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관측통들은 일주일 전인 12월 12일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인 장성택을 처형했기 때문에 로드먼을 만날 경황이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가 바뀌어 2014년 1월 네 번째로 평양을 방문한 로드먼은 김정은 위원장 앞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로드먼은 8일 평양체육관에서 친선경기가 열리기 전에 이 경기를 “최고의 친구”인 김정은 위원장에게 바친다며 “해피 버스데이 투 유” 노래를 불렀습니다.

[녹취: 로드먼]”Happy birthday to you…

경기장 중앙에 앉아있던 김정은 위원장은 만면에 웃음을 띄며 로드먼이 자신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지켜봤습니다.

방북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로드먼은 케네스 배 씨 문제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당시 북한에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억류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로드먼이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케네스 배 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가 북한에서 잘못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답했다가 비난여론이 일자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미 국무부는 로드먼이 정부를 대표하지 않으며 정부는 그의 방북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2014년을 마지막으로 방북을 하지 않았던 로드먼은 3년 만인 지난 13일 다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로드먼은 방북 목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문을 열러 간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어 로드먼은 15일 평양에서 김일국 북한 체육상을 만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서인 ‘거래의 기술’을 선물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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