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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러시아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 또 그 과정에서 트럼프 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내통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가 임명됐는데요. 최근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여부로 조사를 확대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오늘은 이 사법방해가 무엇인지, 또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사법방해란 무엇인가”

사법방해는 정당하지 못한 수단이나 위협을 통해 사법절차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말합니다. 미국 연방법은 이런 사법 절차 방해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간단하게 말해서 법 집행을 막거나 막기 위해 시도한 행위를 처벌하는 겁니다.

미국에서는 사법, 행정절차에 간섭하거나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 증거를 없애는 행위 등이 해당되는데요. 법정 모독이나 허위진술 등도 넓은 의미에서의 사법방해로 간주됩니다.

사법방해죄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와 의도가 확인되어야 하고, 해당 인물이 사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사법방해 행위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항상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사법방해 논란의 발단”

현재 미국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사법방해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이 깊은데요.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지난 대선 당시 러시아 관리들과 내통했고,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입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FBI를 비롯한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FBI는 계속해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이 독자적인 것이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 측과의 공모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사건’과 관련한 수사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코미 전 국장을 전격 해임하면서 논란이 커졌는데요. 코미 전 국장은 지난 8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한 것과 관련해 증언했으며 그 전날에는 모두 발언문을 통해 해임되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3차례 대면, 6차례 통화 등 총 9차례에 걸쳐 나눈 대화록 메모를 공개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

코미 전 국장은 지난 1월 2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만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충성심을 기대한다"며 충성심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언급했고, 코미 전 국장 자신은 "언제나 정직할 것이라는 점만 약속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코미 전 FBI 국장]

이어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뤄진 2월 14일 만남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사람들을 물리고 코미 전 국장과 독대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은 좋은 사람이며 이 사건을 그냥 놔뒀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직접 요구했다고 코미 전 국장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내통 의혹의 핵심 인물인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 요구로 받아들였지만, 러시아 내통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 중단 요구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 지난 3월 30일 통화에서는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는지를 추궁하면서 "러시아 관련 문제라는 구름을 걷어내달라"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들이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미국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법방해라고 보는 시각”

사법방해논란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중단 지시를 했는지, 그리고 충성심을 요구하는 발언을 했는지, 마지막으로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기밀 유출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녹취: 코미 전 국장 청문회 증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8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 증언 도중 웃고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 8일 상원 정보위 청문회 증언 도중 웃고있다.

이에 대해 코미 전 국장은 청문회에서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위와 대화 장소 등을 고려했을 때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명령으로 받아들였느냐”라고 질문하자 “그렇다”라고 답함으로써 수사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였음을 인정했습니다. 또 자신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는데요.

코미 전 국장은 대통령과의 대화가 국가 기밀인지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만남에 대해 거짓말을 할 것을 우려해 기록으로 남겼다면서, 메모를 작성하고 언론에 유출한 것이 본인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작성한 메모는 정부 문서가 아니라 개인의 시각에서 기록한 사적인 기록물로 인식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놓고 민주당 정치인들과 일부 전문가는 대통령의 사법방해 행위로 볼 근거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전직 연방검사 출신인 줄리 오설리번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는 권력관계를 놓고 봤을 때 상관인 대통령이 FBI 국장에게 사건 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면 이것은 수사 방해나 지연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연방 검사 시절 엔론 기업의 분식회계 사건을 담당했던 새뮤얼 뷰엘 듀크대학교 교수 역시, “처음에는 단순히 해임한 것으로 사법방해로 볼 수 있을지 회의적이었지만, 연이은 폭로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관련 수사에 부정한 의도를 가지고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이 짙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사법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시각”

트럼프 대통령 측은 코미 전 국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충성심에 대한 언급도 없었고, 또 대통령과의 대화는 국가 기밀에 해당한다면서 코미 전 국장이 기밀을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코미 전 국장의 증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백이 입증됐다고 보고 있는데요.

[녹취: 마크 캐서위츠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크 캐서위츠 씨는 성명을 통해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을 확인해줬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직 연방검사 출신인 앤드루 매카시 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방해를 하기 위한 부정한 의도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고, 연방수사국은 대통령의 지휘 아래 있는 기관인 만큼 재량권을 행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조지워싱턴대학의 조너선 털리 교수도 “코미 전 국장의 증언 중 어떤 것도 대통령의 사법방해를 입증할 만한 확신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법방해와 탄핵 여론”

만약 특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했다는 결론을 내리면 어떻게 될까요? 특검이 기소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대통령은 재임 기간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 면책 특권이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탄핵은 가능합니다.

코미 전 국장의 청문회 증언 이후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요. 역대 탄핵 소추를 당한 대통령들의 전례를 살펴보면 충분히 탄핵 사유가 된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지난 1974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몰렸는데요. 당시 직접적인 사유는 도청이 아니라, 사건 은폐를 지시하고 수사담당 특별검사를 해임한 사법방해 혐의 때문이었습니다.

또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백악관 인턴과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탄핵 위기에 처했었지만, 당시에도 탄핵 사유는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라 거짓 증언으로 사법절차를 방해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의 대화가 녹취된 자료나 관련 추가 증언자와 같은 확실한 물적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코미 전 국장의 증언만으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인데요. 또 현재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하원 전체 표결의 과반수 동의, 상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 탄핵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사법방해가 무엇인지, 또 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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