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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 미 대학생 미국 후송…“혼수 상태”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를 석방했다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웜비어 씨가 지난해 2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당시의 모습이다.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를 석방했다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웜비어 씨가 지난해 2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당시의 모습이다.

북한이 17개월 동안 억류했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를 석방했습니다.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을 방문해 혼수 상태에 빠진 웜비어 씨를 미국으로 긴급 후송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17개월째 억류돼 있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미국으로 후송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13일 웜비어 씨의 부모를 인용해 웜비어 씨가 지난해 3월 북한 법정에서 재판을 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혼수 상태에 빠져 지금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5일 미국 정부에 웜비어 씨가 보툴리누스균 감염으로 인한 식중독을 앓았으며,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의 한 관계자는 북한 측 주장의 사실 여부를 묻는 ‘VOA’의 질문에, 웜비어 씨의 상태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오토 웜비어 씨의 석방 사실을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오토 웜비어 씨의 석방 사실을 밝혔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웜비어 씨의 석방을 이뤄냈다고 밝힌 뒤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다시 한번 석방 사실을 확인하면서, 웜비어 씨와 가족들을 존중해 그의 상태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Some of you may have seen press release that was put out just before I arrived, announcing that at the President’s direction, the Department of State has secured the release of Otto Warmbier from North Korea. He is on his way en route home to be reunited with his family. We continue our discussions with the North Korean regime regarding the release of the three other Americans citizens that had been detained. We have no comment on Mr. Warmbier’s condition out of respect to him and the family."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전 8시35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웜비어 씨가 미국행 비행기에 타고 있다고 보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토를 돌보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 신문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웜비어 씨 후송 절차에 직접 관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관련 사실을 보고받고 웜비어 씨의 의료 후송을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8일 관련 준비를 마친 뒤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의사들과 함께 미군 의료비행기를 타고 평양으로 날아갔다는 설명입니다.

웜비어 씨가 다니던 버지니아주립대학의 테레사 설리반 총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토가 북한에서 석방됐다는 소식을 알게 돼 학교 전체가 안도했지만, 그가 혼수 상태라는 사실을 부모로부터 듣고 매우 우려하고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웜비어 가족에게 지난 17개월은 극도로 어렵고 감정적으로도 시련기였다”며 “오토가 미국으로 돌아와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보살핌과 지원을 받는 동안 버지니아대학은 계속해서 웜비어 가족을 생각할 것이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웜비어 씨는 지난해 1월2일 평양 국제공항에서 출국하려다 호텔에서 선전물을 훔친 혐의로 억류된 뒤 그 해 3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까지도 웜비어 씨의 억류 장소와 그의 건강 상태를 미국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리는 지난 2일 ‘VOA’에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보호국 역할을 하는 스웨덴대사관 측이 웜비어 씨의 정확한 소재지를 북한 당국에 계속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스웨덴대사관 대표가 지난해 3월 2일 웜비어 씨를 방문한 게 마지막 영사 접견이었으며 이후 계속해서 추가 접견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양주재 스웨덴대사관의 마르티나 아버그 소모기 2등 서기관은 지난 2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억류 미국인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길이 없고, 이에 대한 북한 당국의 설명도 전혀 들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억류 미국인들에게 가족과 지인이 보내는 편지와 일상용품마저 전달해 주지 않아 일부 물품이 평양의 스웨덴대사관에 그대로 쌓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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