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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태권도 선수 12명, 한국 시범 참가…북한 기자 동행


지난 2007년 4월 한국을 방문한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서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7년 4월 한국을 방문한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서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북한 주도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 최고의 남녀 태권도 선수 12명이 시범공연 무대에 오릅니다. 북한 기자 2명도 시범단의 방한에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의 한국 공연이 성사되면서 북한 체육계 고위 인사들과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방한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은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ITF 임원과 선수들로 구성된 36명의 시범단 명단이 확정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 “The ITF is pleased to announce that we finalize our team selection. The team would include ten top male performers from Pyongyang, and two top female performers from Pyongyang as well as the six senior ITF officials from around the world.”

여성 2명이 포함된 북한 최고의 태권도 선수 12명이 시범공연을 펼치고, 각국의 ITF 임원 6명이 참가한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는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ITF 종신 명예총재, 리용선 ITF 총재, 황호영 ITF 수석부총재,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당초 북한 선수 외에 ITF 소속 다른 나라 선수들도 시범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짧은 시간 내 우수한 선수들을 선발해야 하는 이유 등으로 12명 시범단은 전원 북한인으로 꾸려졌다는 게 바이탈리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또 행사 취재를 위해 북한 기자 2명이 동행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0월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리용선 총재와 김성환 사무총장이 ITF 캐나다 지부의 초청으로 몬트리올을 방문했다. 사진제공 =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리용선 총재와 김성환 사무총장이 ITF 캐나다 지부의 초청으로 몬트리올을 방문했다. 사진제공 =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 (자료사진)

이들은 오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뒤 24일 오후 4시부터 열리는 WTF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시범을 펼치고 WTF 태권도시범단과 합동공연도 할 예정입니다.

이어 26일 전주, 28일 서울에서 시범을 보인 뒤 30일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회식에서 WTF와 합동 시범공연을 펼치고 7월1일 인천에서 출국할 예정입니다.

바이탈리 대변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서울 공연 장소로 세계태권도 본부인 국기원을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녹취: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 “As you know one of the locations we’ll be performing at is in Seoul and the WTF has offered three or four possible venues including the Sejong auditorium and the Kukkiwon…”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세종문화회관과 국기원 등 3~4곳을 제안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태권도의 상징이자 세계인들에게 태권도의 성지로 불리는 국기원에서 공연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설명입니다.

바이탈리 대변인은 WTF가 이번 방한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적극 협조해 준 데 대해 ITF 총재와 사무총장을 대신해 감사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이 ITF 종신 명예총재로서 남북한 태권도의 오랜 반목을 뒤로 하고 이번 방한을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 “He worked very hard to not only soothe the pain and the relations in the past of the bitterness between ITF and WTF but to build the new bridges so we can get where we’re no now.”

특히 대회 폐막식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참석하는 것은 남북한 태권도의 화합은 물론 올림픽 공동 출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TF 시범단이 한국에서 열리는 WTF 주관 행사에서 시범공연을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번 행사에 초청된 미국 ‘태권도타임스’ 잡지의 정우진 대표는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ITF 시범단의 방한과 WTF와의 합동공연은 남북한 민간 교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우진 태권도타임스 대표] "한국에서 태동된 ITF 태권도가 정치적 이유로 한국을 떠난 게 1972년도 였습니다. 그러니까 ITF 시범단의 한국 방문은 그야말로 45년 만의 귀환이라는 커다란 역사적,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겁니다."

ITF 시범단의 한국 공연이 성사되면서 국제태권도연맹 주최로 오는 9월 평양에서 열리는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 선수들이 주축이 된 WTF 시범단이 참가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양측 임원들은 이달 말 무주에서 만나 WTF 시범단의 평양 답방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며, 전망은 매우 밝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한이 각각 주도하는 두 태권도 연맹은 지난 2014년 8월 중국 난징에서 상대방 경기 교차출전과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을 약속한 의향서를 채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듬해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세계태권도연맹 주최로 열린 세계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북한 태권도인들이 주축이 된 시범단이 개막식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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