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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6·15 공동행사에 신중…"방북승인, 다른 여건 종합 검토”


지난 2007년 5월 한국 창원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노동자 행사에서 북한 측 대표들이 한반도 전체지도가 그려진 깃발을 흔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07년 5월 한국 창원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노동자 행사에서 북한 측 대표들이 한반도 전체지도가 그려진 깃발을 흔들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민간단체가 추진 중인 6·15 남북 공동행사를 허용할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대북 접촉은 승인했지만 방북 승인 여부는 다른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는 남북 민간 교류와 관련해 대북 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연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방북 승인 여부를 놓고는 다른 여건들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간단체의 대북 접촉과 방북 신청 방향에 대해 이같이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박수현 대변인 / 한국 청와대] “민간 교류에 대해 대북 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한다는 기본입장을 견지하고 이 방북 신청에 대해선 사업 목적, 남북관계 개선 기여 여부, 그리고 국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고려할 것으로 보고되고 토론했습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은 통일부가 전날 6·15남북 공동행사를 위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대북 접촉 신청을 승인했지만 후속 방북 신청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임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1일 기자들과 만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방북 승인 여부에 대해 예단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구체적으로 방북이 신청되면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로부터 대북 접촉 신청 승인을 받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북한 측과 팩스를 통해 6·15 공동행사의 일정과 장소 등에 대해 논의한 뒤 방북 신청을 할 예정입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정부 승인 없이 중국 선양에서 북한측 관계자들과 만나 6·15 남북 공동행사를 평양이나 개성에서 여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북한 측과 합의한 내용이 먼저 나와야 한다며 행사의 목적이나 내용, 장소, 형식, 참여 인물 등 여러 변수가 있어 방북 승인이 될지 여부를 당장 얘기하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국제사회엔 최대한 제재와 압박을 해서 북한의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기본 공감대가 있다며, 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민간 교류라도 다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상황과 여건도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한국 정부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로 남북 공동행사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북한 핵과 미사일과 관련된 최근 도발 행태에 대한 우려들이 너무 높은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허용 조치를 통해서 전체적인 분위기와 안 맞는 조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나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초기에 현안 운용 능력에서 상당 부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고 또 대북정책 초기 동력이 상당 부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6·15 남북 공동행사는 노무현 정부 때 6·15 공동선언 기념일을 계기로 민간 주도로 남북을 오가며 열렸고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인 2008년 금강산 행사를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열리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자 논설에서 한국 정부에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자신들도 남북관계 대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전임 정부에 대해 남북관계를 최악의 파국으로 몰아넣었다고 맹비난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태도입니다.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매봉통일연구소 남광규 소장입니다.

[녹취: 남광규 소장 / 매봉통일연구소] “남북관계에선 아마 북한의 접근방법이 남북 간 자주적 접촉, 교류, 협력 이런 것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예를 들어서 북-미 관계나 국제사회에서의 대화나 협상 이런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 이렇게 보는 거죠.”

`노동신문' 사설은 특히 2000년 6·15 공동선언 발표 이후 불신과 대결의 남북관계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관계로 전환됐다고 강조해 6·15 공동선언 17주년을 앞두고 적극적인 대화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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