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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비난…한국 “비핵화·남북관계 개선 호응해야”


북한 인민군 창건 85주년을 맞은 지난달 25일, 군인들이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헌화한 후 돌아가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인민군 창건 85주년을 맞은 지난달 25일, 군인들이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헌화한 후 돌아가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압박과 대화 병행’을 표방한 한국 문재인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에 호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최근 자신들의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의 시험발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18일 대변인 담화를 내고 한국의 새 정부가 미사일 발사의 사변적 의의를 외면하고 외세와 맞장구를 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0일 한국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의 공식 비난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담화는 자신들의 신형 미사일 발사가 미국의 핵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지키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며 문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북한을 규탄한 행동을 추태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행정부가 교체되고 한국에서 정권이 바뀌었지만 자신들의 자위적 핵 보복 타격 능력은 더 높은 속도로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개인필명의 글을 통해 ‘압박과 대화 병행’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대화와 대결은 양립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 당시 대북정책을 비난하며 앞에서는 대화를 표방하고 뒤에선 사대매국과 동족 대결을 추구해 통일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반박하며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의 평화를 향한 노력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의 19일 정례 기자설명회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이유진 부대변인 / 한국 통일부] “북한은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에 호응해야 할 것입니다.”

또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지하고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변화된 자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문재인 정부를 본격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한 데 대해 문재인 정부가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이자 이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한 동맹의 균열을 내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어내려는 시도라는 관측입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입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남북관계를 여전히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에게 비난을 냄으로써 여전히 남북관계가 중요하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가면 남북관계 개선이 힘들다, 이런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경고, 길들이기 이런 성격들이 목적으로 자리잡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핵 능력 고도화를 지속하는 한 대화를 모색하는 문재인 정부로서도 국제사회와의 제재 공조가 불가피하다며, 일단 꽉 막혀 있는 남북대화가 다시 열리는 게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남북 간 신뢰 수준이 굉장히 낮은 상황에서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다는 게 사실 쉽지 않은 과제죠. 그렇지만 일정 과도기 동안엔 제재와 대화가 병행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언젠가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거다, 이렇게 보는 거죠.”

북한도 한국 정부의 제재만 원망할 게 아니라 남북대화 재개에 성의를 보이면서 협상의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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