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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GBU-43, 공중폭발 대형폭탄


GBU-43 공중폭발 대형폭탄.
GBU-43 공중폭발 대형폭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군은 지난 13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르하르 주 아친 지역에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ISIL)의 지하 기지에 GBU-43 폭탄을 투하했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ISIL 지휘관급 인사 다수를 포함해 90명 이상이 숨졌다고 현지 아프간 당국이 전했는데요. 일명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고 불릴 정도로 강력함을 자랑하는 이 무기를 미군이 실전에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공중폭발 대형폭탄, GBU-43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GBU-43은 무엇인가”

GBU-43은 정식명칭이 ‘공중폭발 대형폭탄’으로 영어 명칭인 'Massive Ordnance Air Blast bomb'의 앞 글자를 따서 모압(MOAB)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별칭 'Mother of all bombs',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요.

GBU-43은 지난 2002년 이라크 전을 앞두고 미 공군 연구소에서 비밀리에 개발이 진행됐습니다.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걸프 전쟁을 일컬어 ‘모든 전쟁의 어머니가 될 것이다’라고 한 것에 빗대 이 엄청난 위력의 폭탄의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요.

GBU-43은 대형 폭탄이라는 이름처럼 다른 폭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큰 덩치를 갖고 있습니다. 무려 9m가 넘는 길이에 직경이 1m가 넘는데요. 무게는 자그마치 10t에 달합니다. 웬만한 중형 트럭과 비슷한 무게와 크기인데요.

일반적인 폭탄과 비교를 해봐도 보통 재래식 폭탄이 최소 120kg, 최대 900kg 정도여서 GBU-43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반 전투기와 전폭기에는 장착이 힘들고 MC-130이라고 하는 특수전 대형 수송기에 싣고 낙하산 투하를 해야만 하는데, 보통 고도 6천m 상공에서 투하돼 초음속으로 떨어지다 지상 2m 부근에서 폭발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GBU라는 이름이 붙는 폭탄은 통상 유도 폭탄을 일컫는데요. 역시 GBU-43에는 지구위치정보시스템인 GPS와 관성항법시스템(INS), 레이저 유도 장비 등 최첨단 장치가 부착돼 특정 표적에 대해 정밀 유도 타격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똑똑한 폭탄, 스마트 폭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GBU-43의 가격은 당초 3억1천400만 달러라고 전해졌는데요. 미 공군은 한발 당 17만 달러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방산업체가 아니라 공군이 자체적으로 제작해 표준구매가격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미 공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모든 폭탄의 어머니, 이름에 걸맞은 위력’

GBU-43 폭탄이 직접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물 위에서 폭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폭발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GBU-43에는 H6라는 고성능 폭약이 사용됩니다.

이 H6는 보통 폭탄에 쓰이는 TNT 폭약보다 약 1.4배 정도 강한 위력을 갖고 있는데요, GBU-43의 폭발력은 TNT 11t 규모로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 중 핵폭탄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GBU-43은 폭발할 경우 반경 1km를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반경 2.7km 내의 건물, 차량 등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8km 내에서는 창문이 깨지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또 폭발할 때 높이 3km의 버섯구름이 생기는데, 이는 30km 밖에서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고, 폭발음은 50km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위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탁 트인 지역에서 부대들과 탱크들을 대상으로 사용하면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낙하할 때 질산염 등 가연성 분무가 공기와 결합해 폭발하면서, 반경 550m 내를 순식간에 무산소 상태로 만들어 모든 생물을 파괴하고 불덩이로 만드는 광풍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실제로 주요 언론들은 미 국방부를 인용해 이번 아프간 작전에서도 GBU-43이 목표물 3m 상공에서 폭발해 주위를 무산소 상태로 만들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폭격 작전을 수행한 미군과 GBU-43 폭탄의 위력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치하하기도 했습니다.

“GBU-43의 개발과 사용”

GBU-43은 베트남전과 1991년 걸프전에서 큰 위력을 발휘한 초대형 투하폭탄 BLU-82, 일명 데이지 커터(Daisy Cutter)의 성능을 개량한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지 커터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땅 위에 핀 데이지 꽃을 잘라내 듯 초토화시킨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미군이 베트남전 당시 정글 속에서 전투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투하했는데요.

접근이 어려운 곳에 비행장을 건설하거나 특수부대원들의 낙하산 강하지를 조성하기 위해서 한번에 밀림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지상 150m상공에서 폭발 시 반경 2km 내의 모든 것을 초토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자랑했습니다.

데이지 커터는 베트남전 당시 폭격용이 아니라 작전 수행을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개발된 무기였지만, 그 위력이 엄청났기 때문에 실제 살상 능력에 비해 적군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과 공포가 엄청났다고 전해지는데요.

이 때문에 미 국방부는 지난 2002년 이라크 전쟁에 대비해 데이지 커터의 후속 개량 무기인 GBU-43을 개발하면서 폭발 장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라크 군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을 만큼의 위력적인 무기를 개발하는데 주력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GBU-43은 이라크전을 앞두고 지난 2003년 개발됐지만, 이번 아프가니스탄 폭격에 사용되기 까지 거의 15년 동안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딱 한 번 실험결과만이 공개됐을 뿐인데요. 하지만 보유 자체만으로도 적에게 공포심을 줄 정도의 무기라는 겁니다.

[녹취 : 아프간 주둔 사령관 존 니콜슨 ]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인 존 니콜슨 장군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ISIL)가 미 공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전장을 옮기는데 땅굴이나 지뢰 부설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적을 무력화하고 아군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GBU-43은 옳은 선택”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번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GBU-43을 동원한 것은 험준한 산악 동굴 지형을 기반으로 한 ISIL의 근거지를 단시간에 초토화하는 한편 극도의 공포심을 일으키는 데 최적의 무기로 판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GBU-43을 둘러싼 논란”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고 불릴 정도의 엄청난 위력을 가진 살상 무기인 만큼 이름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는데요. 최초 개발 사실이 알려지고 공중대형폭탄의 영어 앞 글자를 따 MOAB, 모압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면서부터 였습니다.

미국 중서부 유타주의 유명한 자연공원인 아치즈 국립공원 인근에 있는 인구 5천 명 정도의 작은 도시의 이름이 바로 모압이었기 때문인데요.

대량 살상 무기의 이름과 똑같은 도시의 이름 때문에 도시의 명예가 실추된다고 여긴 시민들이 극렬히 반대하면서 시장이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폭탄의 이름을 바꿔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또 비유적 표현이기는 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자연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엄청난 위력의 무기에 ‘어머니’라는 명칭을 써서는 안 된다는 반대도 만만치 않았는데요.

생명을 탄생시키고 자녀를 사랑으로 보듬는 세상 모든 어머니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습니다.

“GBU-43과 견줄 무기”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GBU-43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큰 재래식 무기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비 핵폭탄은 아닙니다. 바로 러시아가 보유한 일명 ‘모든 폭탄의 아버지’가 있기 때문인데요.

러시아가 지난 2007년 GBU-43에 맞서 개발한 이 폭탄은 전 세계 재래식 폭탄 가운데 가장 큰 크기와 위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아버지(father)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공식 명칭은 화력증강형 항공 열압력탄으로 줄여서 ‘ATBIP’라고 부르는데요. 보고된 바에 따르면 GBU-43보다 4배의 폭발력을 가졌지만 무게는 약 1t 정도 더 가볍다고 합니다.

이 ATBIP는 GBU-43과는 달리 열기압 폭탄으로 폭약을 사용하지 않고 가연성 기체 혼합물을 사용해 폭발 시 다량의 가연성 증기가 분출되고 폭발하면서 고압의 충격파를 방출해 반경 300m 안의 생물을 살상합니다.

다만 관통력이 약해서 전차나 콘크리트 벙커를 타격해 피해를 주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모든 폭탄의 어머니’로 불리는 공중폭발 대형폭탄, GBU-43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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