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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깊이 보기] “북한, ICBM 발사 시기와 수위 저울질할 것” 


지난 15일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개최한 대규모 열병식에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등장했다.
지난 15일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개최한 대규모 열병식에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등장했다.

북한은 미국의 금지선, ‘레드 라인’에 해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시기와 수위에 대해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고 한국의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매주 한반도 관련 뉴스를 심층분석해 전해 드리는 ‘뉴스 깊이 보기,’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압박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타협을 거부한 채 자신들의 핵 능력 고도화 시간표에 따라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 정성윤 연구위원은 북한이 제재에 따른 단기적 손실보다 핵 미사일 고도화로 인한 장기적인 전략적 편익이 훨씬 크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중 양국의 전례 없이 강력한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북한이 향후 고강도 도발 카드를 쓰는데 상당한 고민과 손익 계산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애써 의연한 태도를 보였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사실상 미국의 금지선, 이른바 ‘레드 라인’에 해당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경우 북한이 발사 시기와 수위를 놓고 저울질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성윤 연구위원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시기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윤 연구위원]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북한이 ICBM 발사를 조기에 감행한다면 공언한대로 중국을 배제하고 군사적 강압 수단을 급격히 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이를 요격할 가능성이 크므로 북한 입장에서는 미사일의 기술적 능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미사일 수단의 전략적 효용성도 떨어지게 되므로 ICBM 발사의 경우 시기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 백악관은 지난 11일 미국이 가장 원치 않는 것이 바로 미 본토 해안까지 위협하는 핵 보유국 북한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대한 ‘비례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한 ICBM을 완성할 경우 동북아 안보지형의 판도를 바꾸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이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점도 북한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북한이 중대 도발에 나설 경우 중국 역시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한국 외교가는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ICBM 엔진 개발의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ICBM의 핵심인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을 위한 기술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완전한 ICBM을 만들기까지는 적어도 2-3년, 실전배치까지는 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ICBM 발사를 하더라도 향후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는, ‘레드 라인’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북한 입장에서는 기술적인 필요도 분명 있을 것이고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과 인선이 완료되는 6~7월 이후 트럼프 행정부와의 담판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면서 기싸움 차원에서, 또 협상 카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번도 발사해보지 않은 ICBM의 시험발사는 하고 가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정성윤 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ICBM보다 오히려 기술적으로 한 차례 더 실험이 필요한 6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정성윤 연구위원] “북한이 조만간 도발을 한다면 ICBM 보다는 4차 핵실험 당시 미진했던 증폭핵분열탄의 폭발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6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이 실험을 성공한다면 북한은 이를 ‘수소탄의 최종 완성’이라고 주장함으로써 핵 보유국에 대한 전략적 지위가 더욱 굳건해졌다고 주장하며 우월한 입장에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려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자제하면서 단거리 미사일을 비롯한 저강도 도발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입니다.

[녹취: 남성욱 행정대학원장] “북한으로서는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만큼 6차 핵실험 카드를 쓰기에는 다소 부담이 큽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경우 아직 기술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기 때문에서 현재로서는 저강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도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에 비춰볼 때 북한이 ICBM 발사나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한반도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중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 정부가 향후 북한에게 북-중 협력 지속과 단절 가운데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북한의 ICBM 발사나 핵실험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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