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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미 항공모함 칼빈슨 호 한반도 이동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 (자료사진)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 (자료사진)

매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최근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처하기 위해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를 한반도로 이동시켰습니다. 그러자 북한과 중국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가 이끄는 제1항모 전단이 최근 한반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습니다. 한국 `KBS' 방송입니다.

[녹취: KBS] "미국의 칼빈슨 항모 전단도 한반도 해역에 진입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합니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8일 호주로 향하던 칼빈슨 호의 항로를 한반도로 돌리도록 명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칼빈슨 호는 항모를 호위하는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웨인 E. 메이어함’ 과 ‘마이클 머피함,’ 타이콘데로가급 유도미사일 순양함인 ‘레이크 챔플레인함,’ 그리고 핵잠수함 등과 함께 북상해 서태평양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측통들은 칼빈슨 호가 한반도 근해에 출동한 것을 이례적인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칼빈슨 호는 지난달 15일 부산에 입항해 미-한 연합 독수리 훈련에 참가한 뒤 싱가포르로 이동했었습니다. 한 달도 안 돼 한반도 해역에 두 번이나 출동한 겁니다.

칼빈슨 호가 재출동하면서 한반도 주변에는 2개의 항공모함이 배치된 상황이 됐습니다. 현재 일본에는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가 배치돼 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웬만한 국가의 군사력과 맞먹는 엄청난 전투력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칼빈슨 호는 길이 333m, 폭 77m로 면적이 축구장 3배와 맞먹는 세계 최대 항공모함입니다. 승조원은 5천300여 명에 이릅니다.

특히 이 항모에는 F/A-18 수퍼호넷 전투기와 E-2C 호크아이, E-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등 최신 함재기 60여 대가 탑재돼 있습니다.

유사시 조기경보기 E-2C 호크 아이가 하늘 높이 떠 적국의 움직임을 손 금 보듯 들여다보며,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방해 전파로 적국의 레이더망을 마비시킵니다. 이어 수퍼호넷 전투기가 적의 영공을 침투해 정밀유도폭탄으로 핵과 미사일 기지를 족집게 타격할 수 있습니다.

칼빈슨 호를 호위하는 구축함과 순양함의 화력도 막강합니다. 이 호위함들은 1천km 밖에 있는 수 백개의 목표물을 포착,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는 것은 물론 3백여 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갖추고 있습니다.
앞서 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일 화학무기로 민간인을 살상한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해 지중해에 배치된 구축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해 응징한 바 있습니다.

칼빈슨 호가 한반도에 해역에 출동한 것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예상되는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이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문상균 대변인] “여러 가지 정치일정이 있다는 점과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에 대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차원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앞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칼빈슨 호 이동과 관련해, “북한이 도발적인 행위를 해왔기 때문”이라며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항공모함이 한반도로 이동하고 있는 데 대해 격렬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칼빈슨 호의 한반도 재출동에 대해 ‘횡포무도한 행동’이라며 파국적 결과에 대해 책임지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4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도발해 온다면 선제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며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녹취: 한성렬 부상] “최고 지도부에서 결심하는 때에, 또 결심하는 장소에서 핵실험이 있게 될 것입니다.”

중국도 칼빈슨 호의 한반도 이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정세의 진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당사국들은 자제를 유지해야 하며, 지역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칼빈슨 호가 한반도로 이동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 일각에서는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4월 위기설’이 확산됐습니다. 그러자 한국 외교부는 이런 위기설이 근거가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준혁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준혁] “미국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와의 협의 없이는 어떠한 새로운 정책이나 조치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칼빈슨 호 한반도 이동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답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을 지낸 제프리 베이더 씨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새로운 대북접근법을 사용할 것이란 신호를 보냈지만, 새로운 접근법이 특별히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1982년 3월 취역한 칼빈슨 호는 그 동안 지중해와 태평양을 오가며 작전을 벌여왔습니다.

지난 1996년 8월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이 자국 내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을 공격하자 칼빈슨 호는 F-14전투기로 이라크 남부의 방공망을 파괴했습니다.

또 2011년 미국의 특수부대는 파키스탄에서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고 그 시신을 칼빈슨 호로 가져와 수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10개국이며 실전배치 된 항모는 21척입니다.

현재 미국은 칼빈슨 호 등 핵추진 항공모함 14척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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