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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 부활…한국 “대외관계 개선 의지”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가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가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어제(11일) 과거 산하기구였던 ‘외교위원회’를 부활시켰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대외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대외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가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또 인민복 차림으로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내보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제13기 제5차 회의가 4월 11일 혁명의 수도 평양에서 진행됐습니다.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주석단에 나오시었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가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의 주재를 위해 등장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가 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의 주재를 위해 등장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북한 핵실험 임박설과 미국의 선제타격설 등으로 한반도 정세에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최고인민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관측입니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과거 산하기구였던 ‘외교위원회’를 19년 만에 부활시켰습니다.

지난 1990년대 최고인민회의 산하 부문위원회의 하나였던 외교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신설되면서 1998년 폐지됐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외교위원회 위원장에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선출했습니다. 또 위원으로는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리선권 위원장과 북한의 과거 대미·북 핵 외교 주역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그리고 대외경제상을 지낸 리룡남 내각 부총리 등을 뽑았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북한이 대외관계에도 관심을 쏟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의 12일 정례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이덕행 대변인 / 한국 통일부] “북한이 이제 핵이라는, 스스로 개발하는 핵이라는 목표가 있고 또 다른 목표 즉, 경제나 대외관계 개선이나 개방이나 친선 이런 여러 가지 상반되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핵이 아닌 다른 목표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 주목되는 면도 있습니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최고인민회의의 기능이 굉장히 제약돼 있다고 말해 이번 조치가 북한의 대외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크지 않음을 내비쳤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입법과 국가 고위직 인사, 국가예산 심의와 승인 등의 권한을 형식적으로만 갖고 있을 뿐 실질적 통제권은 노동당에 있습니다.

한국의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외교위원회에 대미·대일 외교와 대외 경협, 대남 협상 등 핵심 관계자들이 포진해 있다며 북한이 다음달 한국 대통령선거 이후 현재의 심각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준비 차원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이것은 작년에 북한이 기존 조평통을 해체하고 새로운 국가기구로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만들어서 향후 남북 당국 간 회담 특히 장관급 회담에 나서기 위한 체제 정비를 한 것과 유사합니다.”

한편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선 지난 1월 중순 조직지도부 조사를 받은 뒤 해임 당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이 모습을 보이지 않은 가운데 후속 인사 조치도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김원홍의 후임 국무위원 인선이 없었던 것으로 미뤄 국가보위상이 공석 상태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김원홍이 복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에서 국가보위성은 체제 수호 또 권력기구 감시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런 조직의 수장을 오랫동안 비워놓는다는 것은 오히려 김정은 체제에 부담될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임 인사가 아직까지 없다는 것은 아마 조만간 김원홍이 복귀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한국의 차기 정부 등을 겨냥한 특별한 대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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