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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여성차별철폐위, 북한에 여성인권 정보 요청


지난 1월 북한 평양양말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재봉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북한 평양양말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재봉 작업을 하고 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북한에 여성인권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위원회는 오는 10월 북한에 대한 심의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북한의 국가보고서와 관련한 현안과 질문 목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여성인권 실태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위원회는 우선 지난 2005년부터 2016년 사이에 가정폭력 사건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그리고 이 사건들로 기소되고 유죄를 받은 건수가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또 가정폭력과 강간 등 여성에 대한 폭력 사건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조사 결과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처벌하기 위한 조치 등도 물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서 연간 강간과 매춘 등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수와 인신매매와 강제매춘 희생자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에 관한 정보도 요청했습니다.

위원회는 또, 불법적으로 해외에 나갔다 돌아온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물었습니다.

특히 교화소와 관리소 등에 수감된 여성들의 인권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2005년과 2016년 사이 여성 수감자 수와 수용소 안에서 사망한 여성 비율, 그리고 사망 원인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수용소에서 여성의 근본적 권리에 대한 조직적인 유린을 근절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도 물었습니다.

이밖에 위원회는 북한에 최고인민회의와 정부 등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 교육과 고용에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등도 질문했습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앞서 북한이 지난해 제출한 국가보고서와 이번에 북한에 요청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오는 10월23일부터 11월 17일까지 열리는 68차 회기에서 북한에 대한 심의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위원회에 제출한 국가보고서에서, 여성들이 당면한 구체적인 인권 유린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COI는 최종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는 아직 뿌리 깊은 가부장제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사회 전역에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 만연해 있으며, 피해 여성들은 정부로부터 어떠한 보호나 지원, 법적 구제도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또 여성 차별이 다양한 인권 침해 상황과 맞물려 여성들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한다며, 식량권과 이동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여성들을 인신매매에 노출시키고 점점 성매매와매춘으로 몰고 간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신매매 피해자인 탈북자 지현아 씨는 보고서 작성을 위해 서울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중국에 도착한 후에야 자신이 인신매매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대홍단에 가서 고사리 한 달 동안만 뜯으면 북한 돈으로 1만원을 준다고 해서 갔는데, 가서 보니까 중국이었습니다. 저를 인도한 사람이 인신매매꾼이었습니다. 북한의 인신매매꾼이었는데요, 뒷집의 언니와 함께 같었는데, 그렇게 해서 언니와 저는 팔리게 됐습니다.”

COI는 북한 여성들이 탈북하다가 붙잡히거나 강제북송되면 조직적인 학대와 고문을 당하고, 경우에 따라 신체 내부 수색 중에 성폭력까지 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임신한 상태에서 강제송환된 탈북 여성들은 보통 강제로 낙태되며, 강제송환된 여성이 낳은 영아들도 살해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세 번째로 강제송환된 뒤 구금 중 강제낙태를 당한 지현아 씨의 청문회 증언 내용입니다.

[녹취: 지현아] “낙태라는 게 여기서는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는데 북한에서는 마취도 안하고 그냥 책상 위에 눕혀 놓고 바로 수술에 들어갔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 출혈이 엄청 심했고요”

이밖에 북한의 구금시설에서 굶주림과 고문, 구타와 성폭행 등 여성들에 대한 다양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고, COI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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