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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 ‘장마당 성장’으로 버텨…올해 중국 제재로 타격 클 것”


지난달 9일 북한 평양에서 퇴근길 주민과 어린이들이 전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북한경제가 지난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시장, 특히 장마당이 성장한 덕택에 버틸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중국의 유엔 대북 제재 결의 2321호 이행으로 이런 버티기 전략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이석 박사는 최근 발표한 ‘2016년 북한경제 동향 평가와 설명 가설’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경제가 안정화하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감지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례로 2년 연속 감소했던 북-중 무역액이 지난해 58억3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7.3% 증가한 사실을 꼽았습니다. 이는 북한의 대중국 무연탄 수출 규모와 수출 단가가 모두 회복된 덕택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산 무연탄 수출 가격은 지난해 1t당 40 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연말엔 80 달러 넘게 치솟았습니다.

보고서는 생산과 소비면에서도 회복 징후가 뚜렷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인사들 사이에서 북한 전력 사정이 예년보다 나아 보였다는 증언들을 소개했습니다.

공업제품들도 북한산 제품의 판매 규모와 범위가 확대되는 등 회복세를 보였고 주민들의 소비수준도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장마당에서의 환율과 쌀 가격이 예년보다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동안 북한경제를 괴롭혔던 급속한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 현상이 눈에 띄게 완화됐음을 주목했습니다.

이 박사는 달러화의 부상과 시장경제화가 경제체제의 안정과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009년 화폐개혁 실패 이후 북한 원화의 가치가 폭락한 탓에 상당수 주민들이 원화 대신 달러화와 위안화 등 외화를 일상통화로 사용하게 되면서 이 과정에서 외화가 통용되는 시장경제가 확대됐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 돌고 있는 달러화를 흡수해야 할 처지에 있는 북한 당국도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이종규 박사도 북한경제 평가와 올해 전망을 주제로 한 논문을 내고 지난해 북한경제가 ‘비공식 시장-장마당’ 경제의 성장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를 견뎌낼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박사는 북한이 지난해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에 맞서 ‘70일 전투’와 ‘200일 전투’와 같은 주민동원 부양책을 썼지만 정작 외부 제재를 완화해 준 요인은 자생적으로 발전한 비공식 부문 시장, 장마당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박사는 그 근거로 시장경제에서 볼 수 있는 회사의 상표나 평양의 소비 증가를 소개한 북한 내부 보도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 박사는 북한 당국이 올해도 대외적 성과보다는 내수에 방점을 둔 경제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북한경제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획기적으로 강화된 대북 제재로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임수호 박사는 ‘북한 대외무역 2016년 평가와 2017년 전망’이라는 논문에서 지난해 북-중 무역이 증가한 이유로 유엔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북-중 교역 금지에 민생용을 예외로 두는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임수호 박사] “작년에 중국이 제재 동참한 게 4월부터니까 4, 5, 6, 7월엔 줄다가 8월부터 다시 급증했거든요. 또 하나는 객관적으로 무연탄 단가가 올랐어요. 그런 부분이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고…”

임 박사는 그러나 새 유엔 대북 제재 결의 2321호는 중국의 북한산 무연탄 수입량에 상한선을 못박았기 때문에 북한은 지난해보다 7억 달러 정도의 수입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임수호 박사] “외화 수입이 확 줄어들게 되면 북한 당국 입장에선 시장에 잠겨 있는 외화를 수거해야 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북한 시장이 대부분 외화로 돌아가고 있는데 이것을 당국이 인위적으로 흡수하려고 하면 물가가 치솟는다든지 ‘돈주’라고 불리는 자본가들의 투자가 준다든지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서 북한의 시장과 생산 활동이 상당히 위축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올해 중국과의 무역에서 입게 될 타격이 지난해 북한경제를 지탱해준 ‘시장 활성화-장마당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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