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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제재 강화 불구 아프리카 국가와 협력 계속 추진할 듯'


지난 2014년 3월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알시드라 항 입구를 반군들이 지키고 있다. 당시 알시드라 항에서는 북한 인공기를 단 유조선이 리비아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유 선적을 강행했다. (자료사진)
지난 2014년 3월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알시드라 항 입구를 반군들이 지키고 있다. 당시 알시드라 항에서는 북한 인공기를 단 유조선이 리비아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유 선적을 강행했다. (자료사진)

북한이 올 들어 연이어 핵실험을 감행하고 이에 유엔 안보리가 제재를 가하면서 아프리카 나라들이 점점 북한과의 협력관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앞으로도 아프리카 나라들을 계속 전략적 목표 지역으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간단체인 '안보연구소'(Institute for Security Studies)가 최근 '아프리카 나라들과 북한의 협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먼저 많은 아프리카 나라가 현재 북한과 외교, 통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아프리카 나라들은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난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는 양측 간 협력관계의 산물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오랫동안 아프리카 나라들의 `민족해방전쟁’을 군사적으로 지원했고, 현재도 이들 나라와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북한과 아프리카 나라들의 협력 분야를 군사와 연구-교육 협력, 그리고 무역 부문으로 분류했습니다.

군사 분야에서는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 제공이나 군사시설 건설, 그리고 군인과 경찰 훈련 등이 포함됐습니다.

연구-교육 훈련 분야에는 아프리카 내 주체사상연구회 설립이나 아프리카 학생의 북한 유학 주선 등이 포함됩니다.

하지만 세 부분 모두 한계에 부딪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올 들어 보츠와나는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했고, 우간다는 군사보안 분야 협력 중단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또 나미비아는 지난 7월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기업과의 연대를 단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우간다는 남아공 안보연구소의 보고서가 공개되자 지난 12일 현지 언론에, 현재 북한에서 무기를 들여오지 않는다고 확인했습니다.

양측의 연구-교육 훈련 분야 협력도 북한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역 역시 지난 2010년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아프리카와 북한 간 협력관계가 위축되고 있지만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아프리카를 전략적 목표 지역으로 삼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나라들이 유엔 전체 회원국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을 무시할 수 없고, 또 이 지역의 불안정한 상황 탓에 군인과 경찰 훈련 같은 보안 시장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현실을 제시했습니다.

또 불법 교역품을 숨기는 것이 아프리카에서는 상대적으로 쉽고, 아프리카 나라들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도 이유로 꼽았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사치품을 수입하는 데 외화가 필요한 북한의 입장에서 아프리카 지역은 여전히 전략 지역으로 남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이어 아프리카 나라들은 북한체제의 속성을 잘 모른다며, 북한과의 협력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지 않으면 북한이 아프리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북한이 아프리카 나라들에 제공하던 것을 대신 지원하고, 이들 나라가 대북 제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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