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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따라잡기] ‘차터 스쿨’ (Charter School)


벳시 드보스(오른쪽) 미 교육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달 19일 뉴저지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 당선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면담한 뒤 인사하고 있다.
벳시 드보스(오른쪽) 미 교육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달 19일 뉴저지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대통령 당선인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면담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차기 행정부의 교육장관으로 자율형 공립학교 ‘차터 스쿨’의 신봉자인 벳시 드보스 씨를 지명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공교육의 대안으로 확산되고 있는 ‘차터 스쿨’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차터 스쿨이란 무엇인가”

차터 스쿨은 일종의 자율형 공립학교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 내 초, 중, 고등학교 중에서 국민의 세금, 즉 정부의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지만 일반 공립학교와는 달리 교육 당국의 각종 규정이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공립학교이지만 검증된 개인이나 단체가 주 정부로부터 학교 운영비를 받아서 사립학교와 비슷한 형태로 학교를 운영하는 겁니다.

1991년에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최초로 차터 스쿨 설립안이 법으로 채택된 이후로 차터 스쿨은 미 전역으로 퍼져나갔는데요. 현재 미국에는 6천700개가 넘는 차터 스쿨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전국적으로 거의 300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차터 스쿨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차터 스쿨은 재정적으로는 어디까지나 공립학교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교육비를 따로 받지 않습니다. 또한 교육의 평등권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종교, 성별, 인종, 능력에 따른 차별을 없애기 위해 입학 시험 없이 신청만 하면 선착순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요. 다만 학생들이 많이 몰릴 경우에는 학교에서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차터 스쿨은 왜 탄생하게 되었나”

미국의 교육 체계는 크게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로 나누어지는데요. 사립학교는 학교의 운영에 정부가 일체 개입하지 않고,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과 기부금으로 전액 충당하게 돼 있습니다.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지만, 수업 내용이나 가르치는 방법 등을 자유롭게 선택해 맞춤 교육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요.

반면 공립학교는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고 정부의 규제와 감독 아래 학사 일정을 진행합니다. 즉, 학비가 무료이기 때문에 누구나 고르게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의 수요는 많기 때문에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원하는 방식과 교과로 맞춤 수업을 할 수 없어서 사립학교 학생들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등장한 것이 차터 스쿨인데요. 정부의 재정 지원을 통해 운영된다는 점에서는 공립학교와 같지만, 강의 내용과 수업을 보고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유연성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공교육 체계에 사교육 체계를 접목시킨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특히 일부 시민단체들은 돈이나 인종에 따라서 교육에 차별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데 차터 스쿨 도입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찬성을 했는데요. 다른 쪽에서는 차터 스쿨이 생김으로써 학교간 경쟁이 발생할 것이고, 이것이 전체적인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차터 스쿨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습니다.

“찬반 양론으로 팽팽한 차터 스쿨”

지금 현재 차터 스쿨은 미국 사회에서 핵심적인 논쟁 거리 가운데 하나인데요. 차터 스쿨을 강력히 지지하는 벳시 드보스 씨를 교육장관으로 지명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교육계에 시장 경쟁 원리를 적극 도입할 뜻을 내비쳐 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정부 예산 200억 달러를 들여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교에 차등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공약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할당된 예산을 유치하기 위해 학교 간 경쟁이 벌어지면 교육 수준과 학업 성취도의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시각인 것입니다.

[녹취: 벳시 드보스 교육부장관 지명자]

드보스 교육부 장관 지명자의 연설 내용 들어보셨는데요. 드보스 지명자는 “모든 부모는 주소와 상관없이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환경을 줄 권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차터 스쿨은 공립학교처럼 학비는 무료지만 교육 효과는 우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소득층과 소수계로부터 적극적인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차터 스쿨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가져온 사람들은 차터 스쿨이 당초 취지와 달리 오히려 교육의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는데요.

과거 공교육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비싼 돈을 들여 사립학교를 선택했지만 차터 스쿨이 생기면서 이들이 무료로 사립학교와 같은 혜택을 보게 됐다는 것입니다. 즉 공교육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고 보완하기 위해 대안으로 생겨난 차터 스쿨이 오히려 차별과 장벽을 더욱 높아지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또, 시험 성적, 대학 진학률이 높은 차터 스쿨 위주로 정부 지원금이 몰리면 나머지 공립학교와 학업 성취도가 낮은 차터 스쿨에 대한 지원이 적어질 것이고, 결국은 보편적 공교육 체계가 무너지는 상황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녹취: 미셸 리 전 워싱턴 DC 교육감]

한국계 미국인으로 전 워싱턴 DC 교육감이었던 미셸 리 씨 역시 차터 스쿨의 강력한 지지자인데요. 그러나 학업 성취도가 높은 차터 스쿨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차터 스쿨도 많다며 차터 스쿨이 만능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차터 스쿨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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