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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북 민간 차원 대화, 의미 부여 안 해"


미국과 북한의 비공개접촉이 진행 중인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난 북한 한성렬 외무성 부상.

한국 정부는 최근 진행된 미-북 간 접촉에 대해 민간 차원의 만남이라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접촉에 대해 북한이 미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타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이번 협의가 민간 차원의 투 트랙 대화이고 미국 정부의 입장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24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지난 21-22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미-북 간 비공식 접촉은 현 미국 정부와는 상관없는, 민간 차원의 만남이라는 게 한국 정부의 설명입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 역시 23일 미-북 접촉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전하며 이번 만남은 미국 정부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현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성급한 대화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할 뿐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미-한 양국은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이번 접촉에 참석한 미국 측 인사들에 대해서는 길게는 20여 년 전 대북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인사들로, 미국 정부의 현 대북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미-북 간 이번 접촉을 계기로 떠오를 수 있는 대북 협상론을 일찌감치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도 이번 미-북 간 접촉은 미 주류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라며 이번 접촉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당국자는 현재 미국의 공통된 의견은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며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서만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미-북 접촉에 미국 측 인사로 참석한 리언 시걸 미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은 이번 접촉 결과에 대해 개인적 견해로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시걸 국장은 또 북측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전에 먼저 미국과 평화조약을 체결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가늠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미-북 접촉을 가진 것은 차기 미 행정부와 미국 측 여론을 탐색하면서 새로운 판짜기를 시도하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박인휘 교수의 분석입니다.

[녹취: 박인휘 교수 /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참여했던 미국 사람들은 다 민주당 쪽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힐러리 집권 이후에 한반도 정책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옵션을 다 고려해본다는 차원에서 평화 대화, 외교 협상을 염두에 두고 가능성을 포함해서 한번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보려 한 것 같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도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 이후 미국의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타진하기 위해 미 행정부에 영향력이 있는 전직 관료들을 만났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정 박사는 북한이 `선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핵과 평화협정 체결을 놓고 북한이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북한으로서는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만약 북한이 핵 동결을 하는 대신 미국이 평화협정 체결을 수락할 의사가 있다고 하면 서로 북-미 간 협상이 가능할 거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인휘 교수는 북한이 오랫동안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해온 상황에서 미국이 이 제안을 직접적으로 바로 수락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이번 미-북 접촉은 북한의 핵 능력이 일부 고도화된 상황에서 미국도 대북 제재 이외에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박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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