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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린 CSIS 부소장] "미-중 정상회담서 북한 문제 논의 쉽지 않을 것"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고위급 회의에서 별도의 양자회담을 가졌다. (자료사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고위급 회의에서 별도의 양자회담을 가졌다. (자료사진)

다음달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는 쉽지 않은 논의가 될 것이라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마이클 그린 선임부소장이 전망했습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강한 반발과 미국의 우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 중시 가능성 등으로 북한 의제가 주목을 덜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김영권 기자가 조지 W. 부시 행정부 1기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그린 선임부소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에 앞서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한반도 상황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북한 문제 논의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그린 부소장)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위험할 정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한국은 북한의 점증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자국 방어를 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배치가 필요했습니다. 중국은 이에 반대했죠. 하지만 제가 더 우려하는 것은 중국이 이달 초 사드 배치를 이유로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응 (언론성명)을 처음으로 거부했다는 겁니다. 제가 알기로는 북한 문제가 불거진 1990년대 초 이후 중국이 다른 안보 사안을 이유로 북한에 대한 안보리 성명을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런 중국의 행태는 아주 걱정스러운 겁니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미-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분명히 제기할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북한 문제에 대해 전략적 협력을 해 왔는데 북한의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유엔의 행동을 중국이 막았다는 것은 매우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죠. 이 문제가 분명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제기될 겁니다.”

기자) 일부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미-북 간 평화조약 체결을 이번 회담에서 제기할 것이란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린 부소장) “The North Koreans are pushing for United States to agree to a peace treaty negotiation……

“북한은 미국과의 평화조약 체결을 압박해 왔습니다. 냉전 시절 미-소가 합의했듯이 북-미가 핵무기 보유국이란 동등한 입장에서 평화조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겁니다. 미-한-일 3국은 이런 주장에 결코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그렇게 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키로 합의한다면 엄청난 실책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첫째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대가가 평화조약이란 말도 안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거죠. 또 이런 합의는 차기 미 행정부에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한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는 매우 어려운 논의가 될 것입니다. 상황이 분명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자) 사드 배치 문제로 소원해진 한-중 관계가 이번 G20 정상회의로 개선될 여지가 있을까요?

그린 부소장) “Beijing didn’t do anything. In the security council…”

“중국 정부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유엔 안보리의 대응에서도 그렇고요.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적인 시간과 정치적 자산을 모두 투입해 시진핑 주석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시 주석은 오히려 박 대통령을 약소국의 지도자처럼 대했습니다. 박 대통령도 이에 대해 매우 불쾌했을 겁니다. 이 때문에 한-중 관계는 당분간 냉랭한 기운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사드 배치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매우 정당한 조치입니다. 사드는 중국에 결코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박 대통령도 이런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위협과 대응도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위협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린 부소장) “We can sink North Korean’s sub pretty easily. So in terms of military threat, I think it’s more symbolic than real…..”

“미군과 한국 군은 북한의 잠수함을 쉽게 격침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군사적 위협 측면에서 보면 북한의 SLBM은 실제적 위협보다는 상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다른 이동식 지상 탄도미사일에 비하면 그리 큰 위협이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더 우려하는 것은 북한의 이런 지속적인 핵.미사일 개발에 처벌과 대가가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자) 한국 당국은 빠르면 1-3년 안에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전력화 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SLBM 대응으로 핵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린 부소장) “No, you don’t need nuclear submarine to deal with a North Korean desel submarine. It’s very loud…”

“북한의 디젤잠수함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이 핵잠수함을 도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북한의 디젤잠수함은 소리가 매우 큽니다. 때문에 (음파 탐지를 통해) 쉽게 위치를 찾아내 격침시킬 수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 전력 증강 차원에서는 위기 고조의 일환이 될 수 있지만 전반적인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핵탄두를 장착한 지상의 이동식 탄도미사일이 훨씬 더 위협적입니다. 때문에 중국은 사드 때문에 칭얼 (temper tantrum)거리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중국은 자신들이 도가 지나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체면치레용 반대에 급급합니다. 따라서 한국은 사드 배치 결정을 접어서는 안됩니다. 또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세력이 이를 불필요하게 차기 한국 대선의 쟁점으로 몰고 가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끝으로, 앞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셨는데, 가장 우려되는 게 어떤 건가요?

그린 부소장) “My worry is that this trip the president will be focused on legacy…”

“제가 걱정하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업적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북한 문제가 좋지 않으니까 뒤로 제쳐놓고 가급적 많이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거죠. 하지만 김정은은 자신이 뒤로 밀리고 무시당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따라서 김정은이 어떻게 나올지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솔직히 현재 미국과 중국 관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그런 요인 중의 하나인 사드에 대해서는 중국의 반응이 너무 많이 과장됐습니다. 중국의 반응은 전략적이나 군사적인 게 아니라 민족적 포퓰리즘 (인기주의)에 영합한 겁니다. 중국 당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를 용인할 수 없다며 금지선을 그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이 선을 넘자 운신의 폭이 좁아졌습니다. 중국이 정치적으로 전략적인 실수를 한 것이죠. 중국이 앞으로 이에 대해 후퇴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중국 정부가 매우 강경노선을 밟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미국과 한국에 대해 여러 손실을 감수하고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에 나서지는 못할 것입니다.”

진행자)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의 북한 문제 논의와 최근 한반도 사안에 관해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마이클 그린 선임부소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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