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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연좌제, 시대착오적 인권 유린" 인권전문가들


북한 정치범수용소(관리소) 출신 탈북자 김해영(33. 가명) 씨가 지난 2009년 3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정치범수용소(관리소) 출신 탈북자 김해영(33. 가명) 씨가 지난 2009년 3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정치범의 상당수가 연좌제로 감금됐다는 발표에 대해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심각한 인권 유린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 결과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는 1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10명 중 3명이 연좌제를 이유로 수감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발표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필 로버트슨 부국장] "It's absolutely outrageous..."

연좌제는 말도 안 되는 제도이며, 이번 발표는 북한의 인권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잘 보여준다는 겁니다.

미국의 북한인권 운동가인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세상에서 가장 비극적인 인권 유린 행위가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녹취:수전 숄티 대표] "This is the worst human rights' tragedy..."

부모가 정치범이란 이유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야 하는 상황은 북한에만 존재하는 비극이라는 겁니다.

`VOA’가 접촉한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모두 '연좌제'가 불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인권 활동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입니다.

[녹취:조슈아 스탠튼 변호사] "This kind of collective punishment is completely illegimate..."

연좌제는 명백한 불법으로 모든 합리적인 국제 규범에 어긋나며, 세계인권선언 뿐아니라 북한이 서명한 여러 인권 관련 조약들도 연좌제를 분명히 금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부국장도 연좌제는 분명 국제 규범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북한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당장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VOA’에, 연좌제는 시대착오적인 제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스칼라튜 사무총장] "North Korea's case, this is..."

연좌제는 조선시대에 있었던 제도로, 봉건시대의 유산이 아직도 북한에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자행되는 인권 범죄와 관련해 이번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명단을 공개한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이번 발표가 수감자들의 보호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필 로버트슨 부국장] "We hope that..."

로버트슨 부국장은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신상이 알려짐으로써 북한 당국이 이들을 지금보다 더 가혹하게 다루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과거 처형 위기에 처한 수감자 명단을 외부에서 공개함으로써 이들이 처형을 면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위원회의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수감자 뿐아니라 가해자 이름까지 공개한 것은 중요한 조처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스칼라튜 사무총장] "I think that release of lists is very important..."

최근 미국 정부가 북한 지도부를 제재 대상 명단에 올린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인권 유린 용의자들의 명단을 밝힘으로써 가해자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가해자-수감자 명단이 나중에 북한 내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단죄할 때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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