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입니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가 한국의 남부 경상북도 성주에 배치될 계획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전략적 효용성과 주민 안전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은 사드 방어망에서 제외됐는데요, 2천 만명이 넘는 인구가 몰려 있는 수도권 지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어떤 대응 수단을 가지고 있을까요? 박형주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미사일은 최대 200km 의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사드 배치지로 확정된 경상북도 성주에서 전방 200km 안에는 미 2사단이 집결하는 평택 미군기지가 있습니다.
또 육,해,공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등 한국 주요 군사 거점 대부분도 이 안에 위치합니다.
유사시 전투장비와 병력이 들어오는 부산 등도 사드 요격 미사일의 방어권에 들어가게 됩니다.
한국의 인구 절반 가량이 거주하는 서울 등 수도권은 성주에서 200km 넘어 있습니다.
사드의 성주 배치로 수도권의 방어망은 오히려 더 취약해 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수도권은 사드 보다 패트리엇 미사일로 방어하는 것이 더 낫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수도권을 향해 스커드 미사일을 쏘면 비행 고도가 낮고 시간도 짧기 때문에 사드로 요격하기에는 오히려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깁니다.
북한에서 발사된 스커드 미사일은 고도 40-60km로 날아 5분 이내에 수도권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사드의 요격 고도는 40km -150km 사이, 패트리엇의 요격 고도는 15-40km. 때문에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할 때는 패트리엇을 이용한 요격이 더 효과적이라는 설명입니다.
한국 군은 적 미사일에 대해 패트리엇 2발을 동시에 쏴 패트리엇 자체로 다층방어를 할 수 있고, 이럴 경우 요격률이 90%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은 현재 PAC-2로 불리는 구형 패트리엇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PAC-2는 미사일이 표적 근처로 날아가면 폭발해, 이 때 나오는 파편을 이용해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파편형’ 유도미사일입니다.
요격 고도는 약 15km이며, 실제 요격 성공률은 40% 전후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파편을 이용해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식이어서 파괴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요격 고도가 30-40km인 PAC-3은 미사일에 직접 충돌해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직격형 유도탄’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주한미군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은 수도권 미사일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 PAC-3를 도입해 수도권에 우선 배치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계획에 따라 현재 운용하는 PAC-2는 올해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PAC-3로 교체됩니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KAMD는 북한 미사일이 최고 고도를 찍고 내려오는 이른바 ‘종말단계’를 여러 단계로 나눠 요격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종말단계 상층인 40km 이상 고도에서는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이, 40km 이하인 중층은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은 M-SAM과 PAC-3가, 또 하층인 20km는 PAC-2로, 즉 다층 방어를 한다는 구상입니다.
한국 군은 2020년대 중반까지 20억 2천만 달러, 한화로 2조 3,000억원을 투입해 L-SAM 4개 포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입니다.
최고 60km 고도까지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사드 배치가 결정됨에 따라 이중으로 상층부를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한국 군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층부를 담당할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M-SAM은 현재 시험 운영 중으로, 2020년까지 20개 포대 이상을 실전 배치할 계획입니다.
그런가 하면 요격이 목표인 KAMD와 달리, 사전 공격에 초점을 맞춘 ‘킬 체인’도 있습니다.
‘킬 체인’은 표적을 1분 안에 탐지한 뒤, 1분 안에 좌표를 식별하고, 3분 안에 무기를 선정해 타격하는 시스템입니다.
즉,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이전에 관련 기지와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킬 체인의 핵심은 북한의 미사일 동향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탐지 자산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한국군은 이를 위해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을 활용하고 있으며, 2020년대 초반까지 군 전용 정찰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고고도 정찰용무기인 ‘글로벌호크’도 2019년부터 들여올 예정입니다.
특히 북한이 최근 들어 이동식 탄도미사일 개발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동향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졌습니다.
영국의 안보전문 민간단체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 마크 피츠패트릭 미국 사무소장은 사드의 고성능 레이더와 넓은 방어망이 북한의 이동식 탄도미사일의 위협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수도권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미사일에만 한정 된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수도권 공격 무기로 방사포 6천 여문 정도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근래 들어 300mm 신형 대구경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잇따라 시험발사하면서 무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사거리가 200km 정도 되는 신형 방사포를 북한 최전방에서 쏜다면 한국 군 지휘부가 있는 계룡대까지 타격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한국 내에서는 사드 배치보다 북한 최전방지역에 집중된 장사정포와 방사포를 무력화시키는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