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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억류 미국인 2 명 전시법 따라 처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왼쪽)와 대학생 오토 프레데릭 웜비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왼쪽)와 대학생 오토 프레데릭 웜비어.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에 반발해 억류 중인 미국인들을 전시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미국에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의 신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1일 북한 당국이 지난 10일 뉴욕의 대표부를 통해 앞으로 미-북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전시법에 따라 처리할 것임을 미국 정부에 통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문제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정부에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주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미국 정부의 조치에 반발해 나온 것입니다.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은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와 미국 대학생 오토 프레데릭 웜비어 씨 등 2 명입니다.

웜비어 씨는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학생으로, 지난해 말 중국 시안에 본사를 둔 북한전문 여행사를 통해 북한에 여행을 갔다가 올해 1월 2일 북한 당국에 구금됐습니다.

웜비어 씨는 지난 2월 29일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범죄 행위를 고백하고 사죄했습니다.

[녹취: 웜비어] "I committed my crime of taking out the important political..."

2016년 1월 1일 이른 아침, 양각도 국제호텔 종업원 구역에서 북한인들에게 자기 제도에 대한 애착심을 심어주는 정치적 구호를 떼버리는 범죄를 감행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웜비어 씨의 기자회견은 사전에 기획된 북한 당국의 의도에 짜맞춰져 진행됐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북한 최고재판소는 지난 3월 16일 웜비어 씨에게 국가전복음모죄를 적용해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미 국무부는 북한이 웜비어 씨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습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입니다.

[녹취: 마크 토너 부대변인] “The Department believes that the sentence is unduly harsh for the actions Mr. Warmbier allegedly took.”

이어 토너 국무부 부대변은 억류 미국인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북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안을 공개적으로 다루는 것을 볼 때 북한이 바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동철 목사는 지난해 10월 2일 라선경제무역지대에서 ‘간첩 행위’ 혐의 등으로 북한 보안당국에 체포됐습니다.

김 목사는 지난 3월 평양에서 외신기자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005년부터 중국 옌지에서 기업 활동을 했으며, 2008년 8월부터 라선경제무역지대에 들어와 회사를 설립하고 사장으로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최고재판소는 지난 4월 29일 열린 재판에서 김 목사가 국가전복음모와 간첩 행위를 감행한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며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억류 중인 웜비어 씨와 김동철 목사 문제를 전시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이 언급한 '전시법'이 따로 존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전시법을 거론한 것은 전시 상황에 준해서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한국의 대북 조치에 대해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전시법에 따라 처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해 6월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를 전시법을 적용해 추가 조치를 할지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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