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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재 포함, 북한 정권에 큰 심리적 타격"


지난 4월 서울에서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 인권 유린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자료사진)
지난 4월 서울에서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 인권 유린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자료사진)

한국 내 북한인권 단체들과 활동가들도 미국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인권 관련 제재 명단에 포함시킨 데 대해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 활동가들은 북한이 이번 미국 정부의 김정은 제재 명단 포함으로 인해 상당한 부담과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전환기 정의워킹그룹’의 이영환 국장은 7일 미국의 이번 조치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면 북한 지도부에 1차적 책임이 가해진다는 메시지가 명확히 전달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 국장은 다른 독재국가의 경우 대규모 인권 유린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하급 간부나 수용소 경비병 등에게 책임을 묻고 상급 간부는 빠져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국장은 이번 미국 정부의 조치로 북한의 하급 간부들이 상급자의 명령을 회피하거나 이행하지 않을 동기가 부여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국장/ 전환기정의워킹그룹] “과거처럼 잔인하고 지나치게 인권 유린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좀 자제를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 상급자의 명령이 과하다, 지나치다 싶을 땐 회피하거나 명령 불이행을 할 그런 동기가 부여된다는 게 중요하고…”

이 국장은 또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따른 ‘나비효과’가 분명 나타날 것이라며 특히 아프리카와 같은 북한의 무역 대상국들의 경우 북한과의 거래나 통상을 주저하거나 관계를 끊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이 느끼는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상당한 만큼 북한은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김영자 사무국장은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지난 3월 한국 국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과 오는 9월 시행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 건립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김영자 사무국장/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인권기록보존소와 기록센터를 만드는 건 북한 주민에게 함부로 하는 권력에 대해 북한인권 관료들도 북한 주민에게 함부로 할 수 없고 북한 주민을 보호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거거든요. 김정은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는 것은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독일 경우도 보면 그런 감시하는 기구가 있고 너희가 하는 일을 알고 있다고 하는 것을 북한 당국이 알게 된다면 한 대 때릴 거 안 때릴 거고 그런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김영자 사무국장은 다만, 김정은 위원장 이전의 통치자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재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이 개탄스럽다며 이제라도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를 받게 돼 다행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함경북도 회령과 평양시 승호구역 26호 등 북한 정치범 수용소 경비대 출신의 안명철 ‘엔케이워치’ 대표는 북한 지도부가 자신들의 최고 지도자가 제재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심리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실제 상부의 명령을 받아 인권 유린을 저질렀던 많은 하급 관리들이 그렇게 느꼈고 지금도 느낄 것이라는 겁니다.

[녹취: 안명철 대표/ 엔케이워치] “저도 수용소에 근무할 당시에 보위부원들 속에서도 유엔이나 국제사회가 북한 수용소 문제나 가해자에 대한 제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심리적 부담으로 인해 정치범들 다룰 때 함부로 다루지 못했어요. 언젠가 그 사람들 처벌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10번 때릴 것을 한두 번 때리게 되죠. 심리적 부담이 굉장히 큰 겁니다.”

안 대표는 아울러 미국 정부가 앞으로 구체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제재를 어떻게 실행할지가 더욱 중요하다며 미국 정부의 꾸준한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탈북단체총연합회’ 한창권 회장은 북한 당국이 주민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인권 유린을 저지르고 있는 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제재 명단 포함에 그치지 말고 더욱 더 강하고 실질적인 압박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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