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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전 소재 연속극 방영…"변화한 대외 자세 반영"


중국 위성 TV를 통해 전국적으로 방영 중인 전쟁 드라마 '38선'. 한국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 웹사이트 캡처 사진.
중국 위성 TV를 통해 전국적으로 방영 중인 전쟁 드라마 '38선'. 한국전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 웹사이트 캡처 사진.

한국전쟁을 다룬 연속극이 중국에서 방영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에서 보기 힘들었던 한국전쟁 관련 프로그램이 중국 전역에 방송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녹취: 드라마 38선 전투장면]

귀를 울리는 폭음과 총성이 연이어 들립니다. 기습공격을 받은 한국 군이 연달아 쓰러지고, 돌격명령을 받은 중국 군이 적진을 향해 돌진합니다.

중국 연속극 '38선'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모두 38부작인 연속극 '38선'은 위성 TV를 통해 현재 중국 전역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이 연속극은 한국전쟁 시기 미군의 폭격으로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이 자원입대해 북한에서 싸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최근 기사에서 중국에서 장기간 금기시됐던 한국전쟁 관련 연속극이 다시 등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가 미국, 한국,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해 오랫동안 한국전쟁 관련 연속극이나 영화를 제작하거나 공개하는 것을 꺼려왔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중국 중앙텔레비전방송 (CCTV)이 중국이 한국전쟁에서 북한을 도왔다는 이른바 '항미원조'를 다룬 30부작 연속극을 만들었지만, 이 연속극은 방송을 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중국 극작가 샤송 씨의 말을 인용해 '38선' 이후 중국에서 이런 금기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환구시보'와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언론들은 항미원조전쟁의 승리를 사실적으로 그린 전쟁 드라마의 신기원을 이룬 작품이라며 '38선'을 호평하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또 오랜만에 등장한 '항미원조' 소재 연속극에 많은 시청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이 연속극이 중국의 새로운 모습을 반영한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몇몇 한국 언론은 '38선'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해 온 문예 분야에서의 애국주의 강화에 호응한 작품이라며, 이는 더이상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중국의 최근 자세를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진핑 지도부가 한국전쟁에 대한 중국의 관점을 중시하면서 더는 미국을 자극하는 것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을 반영하는 작품이라는 분석입니다.

VOA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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