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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성-10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한국 "단언 못해"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어제 (22일) 감행한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이례적으로 자세한 측정 정보들을 공개하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군 당국은 성공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22일 감행한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3일 ‘중장거리 전략 탄도로케트 화성-10’의 시험발사의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의 정식 이름이 화성-10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지켜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지켜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2일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태평양작전지대 안의 미군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선제 핵 공격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 강화하고 다양한 전략 공격무기들을 계속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화성-10 미사일은 사거리가 3천 킬로미터에서 4천 킬로미터로, 주일 미군기지를 포함한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의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가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을 겨냥한 무기로 꼽혀왔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북한은 그동안 스커드나 노동미사일로 남한이나 일본을 타격 목표로 했는데 이제는 미국을 사정거리 안에 놓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의 핵무기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이번 시험발사가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모의해 고각발사 체제로 진행됐다며 미사일은 예정비행궤도를 따라 최대 정점고도 1천413.6 킬로미터까지 상승 비행해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하면서 정점고도를 자세하게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북한이 22일 두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 중 한 발은 400km를 비행한 후 동해에 떨어졌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북한이 22일 두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 중 한 발은 400km를 비행한 후 동해에 떨어졌다.

한국 군 당국은 이에 대해 엔진 성능 면에서 기술적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성공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입니다.

[녹취: 한국 군 관계자] “실전 비행능력, 이런 것들이 검증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최소 사거리 이상 또 정상적인 비행궤적 이런 것들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발사 때 정상각도인 45도 이상의 고각으로 쐈더라도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최소 사거리인 500 킬로미터에 못 미치는 400 킬로미터에 그쳤다는 점 등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자세한 수치 정보까지 공개한 것은 이 같은 외부사회의 의혹을 일찌감치 불식시키고 발사 성공을 선전하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박사 / 한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고각발사를 해서 사거리를 최대한 줄여도 500 킬로미터 이상은 나와야 된다고 그런 얘기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지금. 그런데 400 킬로미터로 짧으니까 북한에서 일부러 수치를 계산을 해서 더 높이 올라갔다고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고, 실제로 그렇게 계산해서 쏜 것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자기들의 기술적 위력과 정확도를 과시하는 거겠죠”

이와 함께 `조선중앙통신'은 재돌입 구간에서 화성-10의 전투부 열견딤 특성과 비행안정성도 검증됐다고 밝혀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보유했음을 내비쳤습니다.

탄도미사일의 재진입체 기술이란 대기권을 이탈한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으로 다시 진입할 때 발생하는 수 천 도의 고열을 견디는 기술입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이 재진입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 한국 군 관계자] “탄도 재진입에 대해선 추가적인 분석이나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대로 화성-10 탄두부의 재진입체 기술이 확보됐다면 이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인 KN-08의 재진입체 기술을 향한 진일보라는 점에서 위협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미-한 군 당국은 현재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 과정에서 대기권 재진입 상황에 대해 정밀 분석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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