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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복합문화공간 연 탈북민 남매


탈북민 남매가 한국 부평에서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고객과 대화하는 탈북자 유진성 씨(오른쪽).
탈북민 남매가 한국 부평에서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고객과 대화하는 탈북자 유진성 씨(오른쪽).

인천시 부평의 한 주택가에는 다양한 음료와 음식을 들면서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있습니다. 이 곳의 사장은 탈북민 남매라고 하는데요,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오디오 듣기] 한국서 복합문화공간 연 탈북민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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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주민들을 위한 마술공연이 펼쳐진 이 곳은, 인천 부평에 있는 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커피 등 다양한 음료와 음식들을 먹고 마시면서 놀이를 즐기고 이렇게 마술이나 음악 공연, 명사들의 강연도 접할 수 있어서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이제 생긴 지 약 10달 정도 된 이곳의 사장은 함경북도 회령에서 온 유순애, 유진성 남매입니다.

[녹취: 유진성, 탈북민 창업자] “저는 현재 인천 부평에서 카작 산곡점을 운영하고 있는 새터민 유진성이라고 합니다. 2008년도에 집을 나와서 2009년도 1월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지난 2009년 한국에 도착한 남매는 일단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누나도 취업했고 동생인 진성 씨는 에어컨을 설치하는 일을 했는데요, 어느 정도 한국생활에 익숙해질 때 쯤, 동생인 진성 씨는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경영학 공부를 하면서 창업 준비도 함께 했는데요, 고려대가 주최하고 JP모건이 후원한 '탈북민 창업프로그램'에 등록해 커피 전문점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녹취: 유진성, 탈북민 창업자] “오자마자,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현장 일을 했었어요. 에어컨을 다는 현장 일을 하다가, 학교 진학을 위해서 등촌동에서 고시원 생활을 좀 하고 그러다가, 본사 대표랑 일을 하면서 중국 일을 좀 했었어요. 그래서 본사가 하고 있는 일 중에, 가족 중심으로 돌아가는 콘셉트예요. 가족이 모여서 보드게임도 하고 위탁상품, 중고상품들도 팔고 사기도 하는, 모든 가족 중심의 콘텐츠가 모여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이 테마가 마음에 들어서 이걸 접하게 됐고, 한국에는 청장년, 그리고 커플, 키즈 카페, 심지어 애견 카페까지 다 있는데, 정작 가족 중심의, 가족이라는 작은 천국을 위한 그런 콘텐츠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거를 한번 제대로 해보자…”

주택가 한 가운데에 가게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가족단위 손님들을 위한 공연이나 강의 등을 유치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물품들을 위탁판매하기도 하면서 손님들의 발걸음을 끌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에 모든 일이 순탄한 것만은 아닌데요.

[녹취: 유진성, 탈북민 창업자]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는 마술의 밤. 상가 주변에 학원이 많아요. 그래서 학원 입시설명회랑, 가장 많이 하는 건, 자녀 생일파티, 풍선도 띄워주고, 생일 노래도 띄워주고, 그렇게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합니다. 일단 처음에는, 지금은 안 그런데, 처음에는 사업을 하겠다, 창업을 하겠다라는 것 만으로도 질타의 대상이 됐었어요. 네가 뭘 아냐, 대학교나 이제 졸업하고. 이해는 가요, 상처도 많이 받았죠. 지금은 상처 안받아요. 그냥 얼마나 그 분들이 보는 현재 저의 가격표가 딱 여기까지이기 때문에 냉철하게 이야기해주는 거죠. 어떻게 보면 고마운 분이죠.”

아이와 함께 하는 복합놀이공간으로 입 소문이 나다 보니 주변 젊은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데요, 공연 홍보에 필요한 광고지를 만드는 일이라든가 손이 많이 가는 여러 일들에도 손님들이 기꺼이 동참해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손재주가 있는 주민들이 작은 모임을 만들어 이 곳에서 자신의 재능을 나눠주고 있는데요, 자수나 향초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수업도 일주일에 한 번 열립니다.

[녹취: 유진성, 탈북민 창업자] “우리동네 스타발굴 프로젝트라고, 원데이 클레스 강좌예요. 주부님들 중에 자수나 뜨개나 향초 같은 걸 잘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몇몇 분들만 모여서 소일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강사를 모집을 했고, 남다르신 분들을 강사로 모셔가지고 재능기부도 하고, 이웃 간의 친목도 쌓아가는 열린 공간을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유진성 씨와 누나 유순애 씨가 탈북민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손님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갈렸는데요, 확실한 건 두 사람의 열정과 노력이 탈북민에 대한 인상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정연지, 인천 병방동] “글쎄요, 저는 탈북자라고 그래서, 기존에 티브이라든지 매체에서 접하던 거에 비해서, 너무 우리와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 같은 직장인들보다도 뭔가 새로운 기회를 잡기가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왜냐하면 저희야 워낙 고정된 틀 안에서 살아왔는데, 어쨌거나 저희보다 어떤 역경 같은 것도 겪고 힘들게 오셨기 때문에, 뭔가 저희보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루트를 통해서, 이런 창업의 기회도 갖고.”

[녹취: 강양성, 인천 병방동] “북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 이렇게까지는 아닐 줄 알았는데, 대단하다 (고 생각했어요.) 잘 못 느꼈어요. 북한이라고 해서, 처음에 저도 왔을 때, 북한 분이 오신다기에 조금 다르겠지 했는데, 왔는데 그냥 똑같아 가지고. 조금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더라고요. 나는 북한 사람이니까, 사람들이 나를 좀 다르게 볼 거라는 생각을 좀 할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 말고는 사람 알아가는 것도 좋은 거고, 네가 여기서 정착을 하려면, 그런 거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라고 얘기는 하죠.”

남들은 성공한 탈북민이라 말하지만, 창업한 지 아직 10달, 새내기 사장입니다. 유진성 씨는 앞으로 갈 길이 더 멀다고 말하는데요,

[녹취: 유진성, 탈북민 창업자] “제가 여기서 남한 사람들하고 소통을 하고 있잖아요. 저와 같은 북한 사람들도 저처럼, 그리고 또 북한 사람들에 대해서 잘못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미지 개선을 하고 이런 일에 먼저 동참을 하고, 그리고 여기서 지금 나 혼자만 이 곳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북한 사람들과 더 친구가 되고, 하나가 돼서, 우리 탈북민들이 여기서 하나가 되고, 통일된 한국, 그런 이미지를 심어가고 싶어요.”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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