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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약물복용 '도핑'


지난 2000년 9월 시드니 하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랜스 암스트롱 선수가 시상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후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메달을 박탈 당했다. (자료사진)
지난 2000년 9월 시드니 하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랜스 암스트롱 선수가 시상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이후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메달을 박탈 당했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법무부가 최근 불거진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이른바 금지약물 복용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번 사건뿐 아니라 전 세계 스포츠계가 이미 이 도핑 문제와 관련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과연 이 도핑은 무엇인지, 또 왜 도핑 문제가 끊이지 않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니다. 조상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도핑이란 무엇인가?”

현대에 들어서면서 스포츠 운동 경기가 상업화되고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면서 약물의 도움을 받아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이른바 도핑이 기승을 부리게 됐습니다.

도핑은 운동경기에서 체력을 극도로 상승시켜 좋은 성적을 올리게 할 목적으로 선수에게 심장흥분제, 또는 근육증강제 등의 약물을 먹이거나 주사 또는 특수한 이학적 처치를 하는 일을 말하는데요.

이때 사용되는 약물을 도프(dope)라고 하는데 원래는 경주마에 투여하는 약물을 일컬었지만 인간의 스포츠계에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도핑은 경기 능력과 성적을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신체가 극도로 피곤해지고 약물에 대한 자극이 무뎌지는 부작용이 생기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양의 약물을 반복적,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은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이죠.

의학적인 문제뿐 아니라 도의적인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인간 본연의 능력을 겨뤄야 한다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에 현재 각종 경기에서는 특정 약물을 검출하는 도핑 검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금지약물의 종류”

보통 선수들이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약물들이 도핑 테스트를 통해 검출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약물을 투여하게 된 경로에 대해서까지 조사하기 때문에 경로가 불분명하거나 특정 치료 목적이 아닐 경우, 도핑 테스트를 거쳐 기록이나 메달이 박탈될 수 있습니다.

세계 반도핑 기구는 크게 두 부문으로 나눠서 금지 약물을 정해놓았는데요, 먼저 상시 금지 약물을 들 수 있습니다.

상시 금지 약물은 아직 승인 받지 못한 임상실험 중인 약물들과 근육량을 늘려주는 스테로이드, 또 성장을 돕고 체격을 키워주는 펩티드 호르몬과 성장인자 약물, 향정신성 마약과 진통제, 자가수혈방법 등인데요, 이들은 엄격하게 금지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다음은 경기 기간 중 금지되는 약물인데요, 국소마취제나 아드레날린 유발제와 같은 흥분제, 일정량 이상의 카페인 섭취와 마리화나 성분 약물 등은 치료 목적이라고 해도 승인을 받아야 하고 사용이 엄격히 금지됩니다.

최근에는 세계 반도핑 기구의 금지 약물 규정을 대부분의 의사들이 숙지하고 있고, 참고하기 때문에 치료 목적인 경우에도 사용 가능한지 여부와 사용 가능 시기를 의사와 협의해서 진행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치료 목적이어서 몰랐다’라는 변명이 더 이상 쉽게 통하지 않게 됐습니다.

“도핑 사례”

아직 도핑을 적발해 낼 만한 기술이 부족했던 20세기에는 거의 대부분의 종목에서 도핑 문제가 만연해 있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데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미국 수영 금메달리스트였던 셜리 바바쇼프는 당시 동독 선수들의 도핑 문제를 제기했다가 스포츠계를 떠나야 했는데요, 나중에 동독 선수들의 집단 도핑이 사실로 드러나 2005년 올림픽 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가장 악명 높은 도핑 사건 중 하나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육상 100m 우승자였던 벤 존슨 사건이었는데요,

[녹취: 벤 존슨 경기 중계]

캐나다 대표로 출전했던 벤 존슨은 9초 79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지만, 사흘 뒤 소변 검사에서 근육 강화 스테로이드가 검출돼 메달을 박탈당했습니다. 또 여자 육상 3관왕이었던 미국의 메리언 존스도 약물로 모든 기록이 박탈되기도 했습니다.

2015년 국제육상연맹의 보고서에는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800여 명이 금지약물복용이 의심되고, 이 중 146명이 메달리스트’라고 밝혀서 큰 파장이 일기도 했는데요.

2015년에는 러시아에서 조직적으로 도핑검사 결과를 조작,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 러시아는 육상 종목에서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이 금지됐습니다.

[녹취: 니키타 카마에프]

러시아 반도핑 기구의 전 수장이었던 니키타 카마에프의 기자회견 내용 들어보셨는데요. 카마예프 씨는 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또 이로 인해 앞으로 러시아가 육상과 빙상, 수영 등의 종목을 유치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도 역도에서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김은국과 여자부의 김은주, 리정화 선수 등이 도핑에 걸려 메달 박탈과 2년간 출전 금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또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도핑 테스트에 적발됐는데요, 훈련 도중 벼락을 맞았던 선수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사향노루 원료가 들어간 한약을 먹었던 것이 화근이 돼 적발됐습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습관적으로 복용하지는 않은 것이 참작돼 가벼운 징계로 마무리 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배경음악]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을’ 이 말은 가장 기본적인 스포츠 정신이자 모든 운동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덕목입니다.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신체적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좋은 경기를 선보이고 방금 들으신 것과 같이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요.

속임수나 반칙을 사용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정정당당히 실력을 겨루되, 그 결과에 깨끗한 승복할 줄 아는 스포츠 정신이야말로 운동 경기가 경쟁으로만 치닫지 않도록 해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최근 부정한 방법으로 선수들의 경기능력과 성적을 향상시키는 도핑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조상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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