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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폭탄테러 수십명 사망...오바마, 쿠바 국민 대상 TV 연설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한 후 경찰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하철역에서 주변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한 후 경찰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하철역에서 주변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벨기에 브뤼셀에서 30여 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치는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벨기에 경찰 당국이 용의자를 공개 수배 중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쿠바 국민들을 향해 역사적인 연설을 행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화요일 (22일) 연쇄폭탄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30여명이 숨지고, 230여명이 다쳤습니다. 현재 벨기에 정부는 24일까지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를 내걸고 있습니다.

진행자) 테러가 벌어진 당시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짚어볼까요?

기자) 테러 공격은 공항과 지하철 역 두 곳에서 벌어졌는데요. 첫 번째 테러 공격이 가해진 곳은 브뤼셀 외곽의 자벤템 국제공항입니다. 오전 8시쯤 출국장에서 두 차례의 커다란 폭발이 발생했는데요. 이 중 한 건은 미국 아메리칸 항공 데스크 주변에서 일어났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폭발 직전에 총성이 울리고, 아랍어로 무언가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고 합니다. 벨기에 당국은 두 건 중 최소한 한 건은 자살 폭탄 공격이었다고 확인했고요, 미군 관계자는 여행 가방에 든 폭발물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번째 공격은 브뤼셀 시내에서 벌어진거죠?

기자)그렇습니다. 공항에서 폭발이 발생한 후 한 시간 쯤 뒤 브뤼셀 중심가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는데요. 말베이크 역은 유럽연합 본부 주변에 있는 역입니다. 당시 역 내부는 출근 시간으로 붐비고 있었고요. 다친 사람들 가운데 중상자도 많아서 앞으로 추가 사망자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벨기에 당국은 현재 추가 테러에 대비해 지하철은 물론이고 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주요 시설의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도 중단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폭발 후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됐고, 공항으로 연결되는 지하철 운행도 멈췄습니다. 자벤템 공항은 주변 유럽의 다른 도시로 가는 여행객들도 환승을 하기 위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붐비는 공항입니다. 폭탄 테러 직후 현장 영상을 보면, 공항 청사에서 폭발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건물 밖으로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또 건물 안은 폭발의 충격으로 유리창이 산산조각 났고 심하게 부서진 모습인데요. 여기저기서 다친 사람들이 피를 흘리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처참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진행자) 벨기에 경찰이 테러 용의자들을 공개수배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사건 발생 몇시간 만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IL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벨기에 언론들이 수사 용의 선상에 있는 인물들이라면서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사진은 브뤼셀 자벤템 국제 공항 건물 안에 설치된 CCTV 카메라에 찍힌 것입니다. 사진 속의 인물은 공항 로비에서 카트를 끌고 가는 3 명의 남성들인데요. 벨기에 언론들은 이 가운데 검은 옷을 입은 2 명은 자살 폭탄을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있고요. 흰 색 옷을 입은 나머지 1 명은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벨기에 수사 당국은 이 흰 옷을 입은 남성을 공개 수배하고 있고요. 사건 현장에서는 ISIL 깃발과 화학물질,폭탄 같은 것들도 발견됐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벨기에 당국이 브뤼셀에 숨어 있던 파리 테러 용의자를 검거한 후 며칠 만에 테러 공격이 발생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L이 파리에서 벌인 테러 공격으로 130여명이 사망하고 350명이 다쳤는데요. 지난 주말 벨기에 당국이 파리 연쇄 테러의 주범으로 알려진 살라 압데슬람을 비롯한 테러 용의자 여러 명을 체포했습니다. 압데슬람이 검거될 당시 은신처에는 총기와 폭탄 등도 발견됐습니다.

진행자) 벨기에 정부는 이번 공격이 있기 전에 테러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려했던 테러 공격이 실제로 발생했다면서, 맹목적이고 비겁한 공격으로 많은 시민이 죽고 다쳤다고 말했습니다.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외무장관은 지난 주말 검거된 압데슬람이 브뤼셀에서 새로운 테러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고, 실행될 수도 있다고 증언했었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벨기에 당국이 경계를 강화했지만 이번 테러 공격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도 추가 테러 공격에 대비해 공항 등의 경계 수위를 높였고요, 미국도 테러에 대비한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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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 중입니다.화요일(22일)로써 방문 사흘 째를 맞고 있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화요일(22일) 오전 아바나의 알리시아 알론소 대극장에서 쿠바 국민들에게 연설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카스트로 의장과 월요일(21일) 가진 정상회담과 더불어 이번 방문에서 가장 관심이 모았던 일정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미주 대륙에 있는 냉전 시대의 잔재를 묻어버리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두 나라의 관계를 형제 관계로 비유하면서 유대감을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두나라가 마치 같은 피를 나누었지만 오랫동안 사이가 멀어진 형제 같다면서, 하지만 같은 가치를 나누면 언젠가는 가족과 우정에 관한 소설의 한 대목처럼 여겨질 것이라며 두 나라 사이의 유대감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쿠바의 인권과 자유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쿠바 방문에서 상당히 민감한 의제인데요.이 부분에 대한 언급도 했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국민들이 두려움 없이 자신들의 생각을 말해야 하며 말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사람들을 법적인 절차 없이 구금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의 대쿠바 금수 조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내일 당장 금수조치가 해제된다고 해도 쿠바의 변화 없이는 쿠바의 잠재적 가능성이 유지되지 못한다는 것을 쿠바 국민들이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장에 라울 카스트로 의장도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카스트로 의장과 미구엘 디아스 카넬 부의장 등 쿠바 지도자들은 이층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고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쿠바 국영TV로 전국에 생중계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내 박수가 꾸준히 나왔는데요. 특히 쿠바의 금수조치 해제를 언급했을 때는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쿠바의 변화를 촉구하는 대목에서는 박수소리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진행자) 화제를 모았던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 소식도 좀 들어볼까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 이틀째인 월요일(21일)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카스트로 의장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양국 관계 정상화 발표 이후 이뤄진 역사적인 만남인데요. 아바나 혁명궁전에서는 성대한 환영행사에 이어 회담이 열렸고, 두 정상은 이어 공동 기자회견에도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에서 정상들이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두 정상이 관계 정상화 진전과 협력 확대를 위해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또, 양국 관계 정상화 발표 이후 이뤄진 여러 진전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이 쿠바의 민주주의와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심각한 견해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앞으로도 쿠바의 인권 상황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높일 것이란 점을 카스트로 의장에게 분명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쿠바의 변화는 쿠바인들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의 운명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쿠바인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면서, 쿠바인들은 희망의 시간을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지난 50년간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면서, 양국 관계에 새 날이 밝았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쿠바 국민들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관계 정상화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요. 앞서 저희 방송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아바나에서 만난 시민들도, 이번 방문으로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가 가속화되고 자신들의 삶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기를 기대했었습니다.

진행자) 카스트로 의장은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카스트로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인 쿠바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두 나라간의 협력 확대를 위한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카스트로 의장도 미국의 제재 해제 조치 등 그 동안의 진전을 높이 평가했는데요. 하지만 양국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려면 쿠바에 대한 미국의 금수조치가 풀리고, 관타나모 해군기지에서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카스트로 의장이 기자들로부터 직접 질문을 받는 건 흔치 않은데요. 정치범을 석방할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 쿠바에는 정치범이 수감돼 있지 않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범 명단을 자신에게 제공하면 즉각 석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화요일 (22일) 두 나라 사이의 친선 야구 경기도 열리고 있죠?

기자) 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탬파베이 레이스와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간 시범경기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부인, 두 딸과 함께 경기를 관람중입니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쿠바 이민자들이 많은 플로리다 주에 있어서, 미국 야구 팀 중에도 쿠바 팬들이 많은 편입니다. 백악관은 앞서 미국인과 쿠바인 모두 야구를 사랑한다면서, 친선 경기를 통해 양국이 강한 공감대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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