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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 전문가 "북한 '핵탄두 소형화' 주장, 일축 말아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을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 아래쪽에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가 보인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을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 아래쪽에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가 보인다. (자료사진)

미국의 저명 북 핵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주장을 과장으로 일축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원형 물체를 실제 핵탄두로 볼 수는 없지만 단순히 ‘가짜’로 낙인 찍기는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오랫동안 북한 핵 문제를 다뤄온 미국의 대표적인 핵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주장에 어느 정도 진실이 담겼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은 10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탄두 개발의 전형적인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If you decide a nuclear warhead, that’s what you exactly do, you know, you do first on paper and then you make a model…”

1, 2차 북 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했고 20여 차례 방북했던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핵탄두 개발 의지를 갖고 있는 국가라면 설계를 거쳐 각 부품을 끼워 넣는 실물 모형 (mockup)을 제작하는 게 자연스런 수순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최근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원형 물체를 실제 핵탄두로 볼 순 없지만 가짜’로 지칭하는 건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연구개발 (R&D)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만으로는 해당 물체의 특질을 알기 어렵지만 (대기권) 재진입 로켓에 탑재할 수 있는 적당한 크기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This probably will fit to their reentry vehicle of a North Korean missile…”

그러나 대기권 재진입시 압력과 고열을 견딜 수 있는 로켓을 제작하는 기술은 인공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라며, 북한은 아직 그런 역량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주장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그 신빙성에 훨씬 더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They have plenty of time to miniaturize and then think through how they would put a warhead on a ballistic missile…”

북한은 그동안 핵탄두를 소형화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역량을 갖출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만큼 그런 기술을 이미 개발한 것으로 본다는 분석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소형화가 지나치게 복잡한 기술로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며, 1980년대부터 핵 프로그램을 추진해 수 차례의 핵실험까지 거친 북한에게 핵탄두 크기를 작게 만드는 것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Miniaturization, I think, is overplayed as something that is technically difficult for states…”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에게 소형화 보다 더 큰 숙제는 핵무기 폭발력을 높이는 것과 핵탄두를 탑재한 대기권 재진입 로켓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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