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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명수 총참모장 임명 확인...'처형설' 리영길 후임


북한의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처형된 리영길의 후임으로 총참모장에 임명된 사실이 21일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개최한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 4호 발사 성공' 축하 평양시 군민경축대회에서 북한군 총참모장으로 발탁된 리명수 전 인민군 대장이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오른편에 서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처형된 리영길의 후임으로 총참모장에 임명된 사실이 21일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개최한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 4호 발사 성공' 축하 평양시 군민경축대회에서 북한군 총참모장으로 발탁된 리명수 전 인민군 대장이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오른편에 서 있다. (자료사진)

북한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인민군 총참모장에 기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리 총참모장은 처형설이 제기됐던 리영길의 후임으로 군부 안에서도 강경파로 알려져 향후 남북 간 긴장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쌍방 기동훈련 참관 소식을 전하면서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을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으로 호칭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김 제1위원장의 비행훈련 참관 소식을 전하는 별도의 기사에서도 총참모장인 육군대장 리명수가 김 제1위원장과 동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리명수는 처형설이 돌았던 리영길의 후임으로 총참모장에 임명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미사일 발사 경축행사의 주석단에 자리한 인사들을 소개하면서 리영길을 빼고 그 자리에 리명수를 넣어 총참모장 교체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복수의 대북 소식통들은 리영길이 이달초 김 제1위원장이 주관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군당 위원회 연합회의에 즈음해 종파분자, 세도 그리고 비리 혐의로 숙청됐다고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시대 들어서 총정치국의 득세와 총참모부의 외화벌이 사업 축소 등으로 군 지휘층의 불만이 쌓인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대표적인 정통 야전 출신인 리영길을 비리나 부패 행위를 내세워 숙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 내 새로 건설된 특정 아파트 단지의 상당 부분을 군인이 구입한 사실을 알고 나서 군 간부의 세도와 비리를 비밀리에 조사하도록 지시한 이후 리영길이 숙청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영길의 후임으로 총참모장에 임명된 리명수는 올해 82살의 군 원로로, 김정일 시대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과 치안을 담당하는 인민보안부장 등을 지냈습니다.

박재경, 현철해 등과 함께 김정일 측근 3인방으로 불렸고 작전 전문가이자 미사일에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선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있다가 최근 1년 새 다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군 수뇌부의 잦은 교체에 주목하면서 리명수의 기용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김정은 정권 이후에 다섯 번째 총참모장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북한 군부의 인물 변화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특별히 한두 명의 인물이 변화됐다고 해서 북한 군 전체의 어떤 전략이 바뀌었다고 보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북한 군부에 군대가 경제 건설에서도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선군파’와 훈련에만 집중해 전투력이 강한 군대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군부파’가 있다며 리명수는 대표적인 군부파로 향후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작년 12월 남북 당국회담 결렬 이후 통일전선부장에 강경한 성향의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임명되고 군대를 지휘하는 총참모장에 강경한 성향의 리명수가 임명됨으로써 북한의 대남정책이 보다 강경한 방향으로 바뀌게 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리명수의 기용에 대해 김 제1위원장이 군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리명수의 등장은 아마 미사일 전문가라는 측면 그리고 군에서 나름대로 신망이 있기 때문에 군을 다독거리면서 군의 결속, (그리고) 더 나아가서 김정은 유일영군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그런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한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잦은 군 수뇌부 교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번 총참모장 교체에서 보듯 김 제1위원장이 집권한 지 4 년이 넘었지만 군에 대한 불신을 아직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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