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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고위관료 "중국, 북 핵 문제 해결에 좌절감 깊어져"


북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난 9월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성루 위에서 방중 대표단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난 9월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성루 위에서 방중 대표단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핵 문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이 더욱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최근 중국을 다녀온 미국의 전직 외교 당국자들이 전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다루는데 좌절감을 느끼면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보다는 북한의 대화 신호를 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US Experts: China Frustrated With N. Korea Over Nuclear Issue

최근 미국 외교정책 전국위원회 대표단으로 동북아 국가들을 방문한 미국의 전직 외교 당국자들은 중국에서 북한 핵 문제가 그다지 중요하게 논의되지 않은 데 주목했습니다.

스테이플턴 로이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9일 워싱턴의 ‘우드로 윌슨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비관적 시각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녹취: 스테이플런 로이 전 대사]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 진지한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모든 접근법을 닫는 바람에 중국 역시 북한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로이 전 대사는 중국의 전직 고위 관리로부터 북한이 스스로를 가둔 상자, 즉 고립으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기울인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깨닫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스테이플런 로이 전 대사]

북한은 유럽과 러시아 등을 기웃거렸지만 어떤 나라도 북한이 자초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따라서 관련국들은 북한으로부터 나오는 대화 신호를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는 게 이 중국 인사의 제안이었다고 로이 전 대사는 전했습니다.

로이 전 대사는 최근 북한이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한 것을 예로 들며, 한반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국의 역할을 배제한 채 미국을 직접 상대하려는 북한의 시도는 성공할 가망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녹취: 스테이플런 로이 전 대사]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 역시 중국에서 북 핵 문제의 조속한 돌파구 마련을 기대하는 목소리나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기발한 착상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반스 리비어 전 부차관보]

그러면서 중국이 이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를 뒷전으로 미루고 대신 역내 안정에 중점을 두는 전략적 선회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한편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한-일 관계에 대한 일본 내 비관적인 시각을 전했습니다.

[녹취: 에반스 리비어 전 부차관보]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일본 인사들이 한-일 관계 개선 보다 중-일 관계 개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며 (일본 군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해) 소위 ‘한국 피로감’이나 한국에 대한 좌절감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고 널리 확산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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