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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룡해, 북한 장의위원 명단서 빠져..."신변 이상 가능성"


북한이 지난 7일 사망한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의 국가장의위원회 위원들을 발표하면서 명단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빠트려 주목된다. 사진은 최룡해가 지난해 11월 20일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는 모습.
북한이 지난 7일 사망한 리을설 북한 인민군 원수의 국가장의위원회 위원들을 발표하면서 명단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빠트려 주목된다. 사진은 최룡해가 지난해 11월 20일 러시아를 방문해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는 모습.

북한 노동당 최룡해 비서가 리을설 인민군 원수의 사망에 따른 장의위원회 위원 명단에서 빠져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최 비서가 현직에서 쫓겨났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등은 8일 리을설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위원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위원 명단엔 김 제1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 최태복 당 비서, 그리고 박영식 인민무력부장과 리영길 총참모장 등 171명의 당과 정 군 고위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명단은 통상 북한의 핵심 실세들이 총 망라돼 폐쇄적인 북한 권력층 내부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쓰여 왔습니다.

하지만 최룡해 당 비서는 이번 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이 때문에 최 비서의 신상에 심상치 않은 변동이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최 비서의 공식 행적은 지난달 3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내년 5월로 예정된 노동당 제7차 대회가 역사적 대회합이라고 강조한 글이 실린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최 비서가 명단에서 제외된 배경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기존 전례를 비춰봤을 땐 이례적으로 보입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확인하고 있는 중입니다.”

북한 권력층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진 한국의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최 비서가 공직에서 쫓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박사는 망자에게 조의를 표하는 형식인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명단은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빠질 수 있는 게 아니라며 최 비서의 실각에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북한이 발표하는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는 핵심 파워엘리트들이 전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최룡해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과 비서직이라는 핵심 직책에서 해임되지 않고서는 그의 이름에 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질 수가 없습니다.”

정 박사는 최근 `노동신문'에 최 비서의 글이 실렸다는 점에서 이달 초 개인 비리나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경죄 등 심각한 사건에 연루돼 해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항일 빨치산 최현의 아들로 북한 권력층에서 빨치산 후손을 대표하며 정치적 상징성이 컸던 최 비서가 공식 절차 없이 숙청까지 되긴 힘들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 비서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근로단체 분야 또는 정치국 위원으로서 업무 소홀이나 실수 때문에 당분간 공식 활동을 금지 당한 것일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최룡해와 같은 정치적으로 비중이 있는 인물을 철직을 하거나 숙청을 하려면 그에 합당한 절차적 과정이 필요하고 그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정치국 회의나 결정서와 같은 것들이 발표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게 공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신중하게 봐야 할 측면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에선 최 비서와 같이 항일 빨치산 2세인 오일정 당 중앙위원회 군사부장도 이번 위원명단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항일 빨치산 후손 그룹에 대한 조직적인 제거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성장 박사는 최 비서의 실각이 확인될 경우 정치적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며, 김 제1위원장의 친정체제를 한층 더 공고화하기 위한 후속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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