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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한국 대학생, 미 대륙 자전거 횡단하며 위안부 실상 알려


한국의 젊은이들이 자전거로 미 대륙을 횡단하며 일본 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자전거로 미 대륙을 횡단하며 일본 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6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자전거 대장정에 나섰습니다. 한국 내 일본 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오랜 숙원을 풀어주기 위해서 미국 대륙을 횡단하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 풍경] 한국 대학생, 미 대륙 자전거 횡단하며 위안부 실상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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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는 열 한 번 났고, 여름철이었지만 영하 1도에서 영상 43도까지의 온도와 해발 고도 0 미터에서 3천463 미터까지의 높이를 체험했다. 10 개 주를 건넜고, 대륙분기선을 열 네 번 통과했고, 시간대가 다섯 번 바뀌었다. 페달은 한 150만 번쯤 돌렸다.”

자전거 미 대륙 횡단 여정을 담은 기행문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의 한 대목입니다.

미국 서쪽 끝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 끝 뉴욕까지 6천여 킬로미터, 80일 간의 긴 여정을 떠난 한국 대학생 심용석 씨와 백덕열 씨.

한국의 경희대학교에서 체육을 전공하는 백덕열 씨와 인천대학교에서 중국어를 전공하는 심용석 씨가 일본 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해 각별한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독도경비대에 자원하면서부터였습니다.

군에서 만난 두 사람은 독도경비대에 근무하면서 한-일 간 역사를 공부했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는데요, 전역을 앞두고 이번 여행을 결심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전역 후 한국에서 위안부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을 종종 찾았던 두 사람은 긴 여정을 출발하기에 앞서 다시 할머니들을 찾았습니다. 백덕열 씨입니다.

[녹취: 백덕열] “전역한 후에 할머니들을 찾아 뵙고 수요집회를 찾아서 목소리를 들어보고 요양원에, 할머니들이 팥죽을 좋아하시거든요. 찾아가서 할머니들 앞에서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드렸습니다.”

두 사람의 뜻을 순수하게 본 한국의 몇몇 단체와 회사가 자전거와 여행용품을 지원했고, 여행경비는 직접 꽃을 팔고 인천공항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마련했습니다.

두 사람의 대장정은 지난 6월25일 일본 군 위안부 소녀를 상징하는 캘리포니아 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시작됐습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한인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 6월23일 83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위안부 피해자 김연희 할머니의 명복을 비는 제를 올렸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일본영사관 앞에서는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였습니다. 심용석 씨입니다.

[녹취: 심용석] “관계자가 나와서 집회하는 사진을 찍어 갔었어요. 빌딩 앞에 계단 올라오지 말고 계단 아래서 하면 문제 없다고 주의하면서 보고 있었고 저지는 안 하더라고요. 문제가 있냐고 하니까 대답 없이 돌아갔어요.”

두 사람은 이번 여행의 구호를 `트리플 A 프로젝트: 일본 군 위안부를 위한 자전거 대장정’으로 정했습니다.

트리플 A는 Admit, Apology, Accompany 인정, 사과, 동행 세 단어의 앞머리 글자를 딴 것인데요 일본 정부의 범죄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받아 낼 때까지 ‘동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번 여정에서 주요 활동은 서명운동과 일본 대사관과 영사관 집회입니다.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시카고, 워싱턴 디씨, 뉴욕에서의 집회 준비를 위해 미국 내 언론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요, 서명운동을 벌이고 집회를 준비하며 느낀 점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심용석 씨입니다.

[녹취: 심용석] 미국에 가기만 하면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어요.. 막상 와보니까 위안부에 대해 아는 미국인이 거의 없더라고요. 큰 도시 세인트 루이스 시카고 워싱턴 디씨, 뉴욕 쪽 언론사들한테 연락했는데 답변을 주지 않더라고요”

자신들의 여정에 격려를 보내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정작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아는 미국인은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지난달 말 시작해 이 달 12일까지 서부 캘리포니아 주와 네바다 주, 애리조나 주까지 하루 최소 90 킬로미터, 총 1천290 킬로미터를 달리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네바다 주 사막에서는 44도가 넘는 무더위와 싸워야 했고 심용석 씨는 사고로 머리보호대가 부서지고 팔에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또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경로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백덕열 씨입니다.

[녹취: 백덕열] “하이웨이에 진입하게 됐거든요. 길들이 많이 험하더라고요. 하루에도 서너 번씩 타이어에 문제가 생겨서 예정 시간보다 길어졌어요 그러다 보면 목적을 이루는 시간이 지연돼서 경로를 바꿨습니다.”

기대와는 다른 반응과 상황들은 오히려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는데요, 고속도로에서 우연히 이뤄진 미국인 역사학자와의 만남을 특별한 기억으로 소개했습니다.

[녹취: 심용석] “그 분께서 미국에서 교육하는 걸 엄격하게 관리해서 많은 내용을 가르칠 수 없지만, 한 인간으로서 그들의 고통과 인권에 대해 생각해 봤다고 하더라고요, 문제가 해결되고 저희들의 마음이 가벼워지길 바란다고 말해줬어요.”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알고 인식하고 있는 미국인들의 수는 적어도, 자신들의 여정이 의미 있다고 말하는 심용석 씨와 백덕열 씨는 새로운 계획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1억 마일 프로젝트’로 명명한 이 계획은 전세계 자전거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해 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개인의 자전거 질주 거리를 누적해 총 1억 마일 달성을 목표로 인터넷사회연결망을 통해 홍보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트리플 A 프로젝트: 일본 군 위안부를 위한 자전거 대장성’을 달리고 있는 두 사람은 오는 8월15일 광복절에 워싱턴 디씨, 그리고 9월 1일엔 뉴욕에 도착할 예정인데요 위안부 할머니들을 하루도 잊지 않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녹취: 심용석/백덕열] “ (심용석) 저희가 한 분 한 분 다 찾아 뵙지 못했는데 저희가 할머니들의 아픈 부분을 알리려고 합니다. 일본 정부가 진정으로 사죄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까요 그 때까지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백덕열) 아픈 역사잖아요. 고등학교 때 역사 선생님의 말씀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씀 해주셨는데 한 사람으로 세계 시민으로서 노력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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