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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보·감시·정찰 능력 강화...17억 달러 무기 매입


지난 2013년 '자위대의 날'을 맞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 북부 아사카 기지를 돌아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3년 '자위대의 날'을 맞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 북부 아사카 기지를 돌아보고 있다. (자료사진)

일본 자위대가 정보·감시·정찰 (ISR) 능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조기경보기와 관련 장비 등 17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 (DSCA)은 지난 1일 국무부가 최신예 조기경보기인 E-2D 호크아이(E-2D Advanced Hawkeye) 4 대와 지원장비들을 일본에 판매하는 계약을 승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총 17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계약으로 일본은 기존의 E-2C 경보기와 더불어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국방안보협력국은 성명에서 E-2D 경보기가 일본의 국토방어를 위한 공중 조기경보 통제능력 (AEW&C)을 효율적으로 개선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노스롭 그루먼사가 제작하는 E-2D 호크아이는 현대 해군 전투작전의 ‘게임 체인저’ 즉 결정적 역할을 하는 첨단 경보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360도로 폭넓게 상대 전투기와 크루즈 미사일을 탐지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안보협력국은 앞서 지난달 17일 2억 달러에 달하는 잠수함 발사 UGM-84L하픈 볼록 2 미사일들을 일본에 판매하는 계약을 승인했습니다. 또 지난 5일에는 30억 달러 상당의 V-22 오스프리 군용기 17대와 지원 장비들의 판매를 승인해 의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오스프리 수송기는 해병대의 수륙양용 작전을 지원하는 첨단 군용기로 기상레이더 등 여러 탐지 능력과 탁월한 전자전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수륙 이착륙 기능에 전투기급 속도까지 갖춰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중국해 도서 지역 작전에 매우 효율적일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인 올해 404억 달러의 국방예산 가운데 많은 자산을 정보·감시·정찰 능력 강화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일본 방위성은 이미 첨단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 3대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이지스함 등에서 활용하는 무인정찰기 배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또 우주 정보·감시·정찰 능력 강화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앞으로 10년 간 420억 달러를 투입해 위성 등 최대 45대의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는 내용의 ‘우주기본계획’을 발표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고정밀 첩보위성인 준천정위성을 2023년까지 현재의 1대에서 7대로 늘리고, 자위대가 사용하는 ‘X-밴드 방위위성 통신망’과 미사일 발사 탐지 조기경계위성의 능력을 강화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4 대인 정찰위성을 10년 안에 2 배 이상 늘려 지구 곳곳을 밀착 감시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지난 12월에는 탄도미사일 추적용 고성능 조기경보 레이더인 TPY-2를 추가로 배치했고 다양한 정찰감시 장비들과 이지스함을 추가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과 북한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전략연구포럼의 그렌트 뉴샴 연구원은 최근 미 ‘디펜스 뉴스’에 중국의 점증하는 군사행동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개선에 대해 일본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국이 갑자기 분쟁 도서를 점거하거나 북한이 이동식 미사일을 통해 예고 없이 기습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일본이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일본의 이런 적극적인 군사력 강화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자극해 역내 군비경쟁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4월 개정한 일본과의 새 방위협력지침에서 아시아태평양과 전세계 안보환경이 크게 변했다며, 미국과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고 국제법을 중시하는 일본 자위대의 역할 증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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