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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천안함 사건 여전히 '날조극' 주장


한국 보수단체 회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KT광화문지사 앞에서 열린 천안함 5주기 추모집회에서 천안함 폭침을 날조하는 종북세력 척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 보수단체 회원들이 26일 서울 종로구KT광화문지사 앞에서 열린 천안함 5주기 추모집회에서 천안함 폭침을 날조하는 종북세력 척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지 5년이 됐지만 북한은 여전히 이 사건을 자신들과 무관한 조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그동안 주장해 온 이런 음모론의 경위와 배경에 대해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사건이 발생한 뒤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20여 일 만에 군사논평원의 글을 통해 천안함 사건에 북한이 관련됐다는 내용이 날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 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그 외부 폭발이 틀림없이 어뢰에 의해서 일어났으며 그 어뢰는 우리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에 의해 발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북 관련설을 날조해 유포시키고 있다.”

한국 측 합동조사단의 발표가 난 직후엔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사건이 북풍을 노린 한국 정부의 위기탈출용이고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외국 전문가들은 모략극에 동원된 들러리라고 깎아내렸습니다. 또 남북한 공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사건 발생 5주기를 맞아 북한은 이번엔 천안함 폭침을 미국의 치밀한 날조극이라며 미군 잠수함의 고의 충돌설을 제기했습니다.

북한 군 판문점대표부는 25일 이른바 ‘고발장’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그 배경에는 2010년 당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등으로 동북아 지역에서의 주둔군 철수 압박을 받고 있던 미국이 안보 불안을 고조시켜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었다고 강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런 북한의 주장을 거듭 일축하고 북한이 또 다른 도발을 해 온다면 단호하게 응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23일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한민구 한국 국방부 장관]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그 책임이 북한에 있는 것은 명명백백한 사실입니다.”

미 국무부도 25일 천안함 피격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사건 직후 이뤄진 객관적 조사 결과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던 한국의 제1야당도 북한의 소행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당 대표가 25일 해병대 제2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 “ 북한의 잠수정이 감쪽같이 들어와서 천안함을 타격한 뒤 북한으로 복귀했는데 우리가 탐지해 내지 못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는 북한이 앞으로도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인정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테러형 공격이라는 점에서 책임을 인정할 경우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게 될 게 자명한 데다 남북관계 주도권도 잃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김진무 한국 국방연구원 박사] “북한이 남한의 요구에 굴복하는 형식이 되고 그 굴복하는 형식으로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그런 우려 때문에 북한은 절대로 천안함 문제를 시인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북한이 이번에 미군 잠수함과의 충돌설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사건 원인을 둘러싸고 한국사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의 초점을 미국으로 돌려 `반미감정'에 불을 지피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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