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지난해 국가기밀 절취 혐의로 구금했던 캐나다인 대북 인도주의 활동가의 석방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단둥에서 대북 인도주의 활동을 하다 지난해 구금된 캐나다인 줄리아 가레트 씨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함께 구금됐던 남편 케빈 가레트 씨는 풀려나지 못한 채 계속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줄리아 씨와 남편 케빈 가레트 씨가 중국의 국가안보를 훼손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줄리아 씨는 1년 간 중국 출국이 금지된 채 보석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 외무부의 영사업무 담당 차관실은 앞서 지난 3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줄리아 씨의 석방을 확인했습니다.
캐나다 외무부는 중국 당국의 조치를 환영한다며, 그러나 계속 구금 중인 케빈 가레트 씨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고위 관리들이 그의 석방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50대 중반의 가레트 씨 부부는 지난 8월 초 중국 국가기밀을 훔친 혐의로 전격 체포돼 기소 절차 없이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가레트 씨 부부는 기독교 오순절 계통의 선교사로 1984년부터 중국에서 영어교사 등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특히 2008년부터는 단둥으로 거주지를 옮긴 뒤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며 다양한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레트 씨의 자녀들은 부모가 중국 법에 위배되는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며 국가기밀을 훔쳤다는 혐의는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가레트 씨 부부의 변호인 측은 이날 성명에서 캐나다와 중국 정부에 이 사안을 외교적 차원에서 긴급히 해결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북-중 국경도시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는 외국 기독교인들에 대한 단속을 크게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복수의 소식통은 ‘VOA’에 투먼의 두만강기술전문학교 교장인 한국계 미국인 피터 한 (한덕수) 씨가 거의 8개월째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씨는 지난 2002년 기독교인들의 후원으로 현지에 학교를 설립한 뒤 북한에 여러 빵공장과 비료공장을 세우는 등 대규모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해 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한 교장의 구금과 다른 기독교인들에 대한 단속 강화 여부에 대해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