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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외부 정보 접근 늘어...USB도 이용'


지난 1일 북한 평양의 지하철역 승강장으로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1일 북한 평양의 지하철역 승강장으로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자료사진)

외부 정보를 접하는 북한 주민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미국의 국제 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언론자유 환경은 여전히 세계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최근 `2014년 세계 언론자유 보고서' 가운데 북한 상황을 자세히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언론자유 지수가 97점을 기록해 세계 최악 중 최악의 언론자유 탄압국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점수 환산과 북한의 언론 상황은 이번 주에 추가로 발표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언론에 대한 법적, 정치적, 경제적 환경을 각각 30점, 40점, 3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결과 북한은 각각 30점, 38점, 29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언론 탄압이 심각한데, 북한은 이를 종합한 결과 97점을 받아 조사 대상 197개 나라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지도자 김정은이 권력을 계속 공고화하면서 북한의 매체환경은 여전히 세계 최악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헌법은 이론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유일 정당인 조선노동당이 모든 매체를 검열하며 외부 정보를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의 모든 언론인은 당원으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모든 매체는 김정은을 위시한 국가단합 강화의 선전과 선동 도구로 계속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런 엄격한 규제와 처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간 북한 주민들의 외부 정보 접근환경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국 라디오 방송과 민간단체들이 북한으로 계속 외부 정보를 보내면서 이를 접하는 북한 주민들의 수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에서 ‘알판’으로 불리는 DVD 기기 보유 가구가 늘면서 외부에서 밀반입된 DVD가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민간 보고서를 인용해 텔레비전의 공식 채널이 고정돼 있지만 중국과 한국 접경지역에 사는 북한 주민의 3분의 1가량은 외국 방송을 접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지구촌 주민들의 생활필수품이 된 인터넷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승인을 받은 일부 고위급 간부들만 여전히 접속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연구 학자들과 학생들에게 제한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특히 중국에서 밀반입되는 휴대용 저장장치인 메모리 막대기, 즉 USB를 통해 북한 내 외부 정보 흐름이 더 개선되고 있다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의 여러 민간단체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북한 당국의 검열을 피할 수 있는 이른바 `스텔스 USB' 등 다양한 기기를 개발해 북한에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미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외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 경진대회가 열려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13일 조선인권연구협회 명의로 발표한 국가인권 보고서에서 언론, 출판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불가결한 요소로 공민은 당국의 허가 (인가)없이 모든 정보를 탐구하고 자기 사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하고 입수하며 전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은 사상과 양심, 종교, 표현, 정보, 결사의 자유가 거의 완전히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었습니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를 담고 있는 유엔의 세계인권선언 19조는 모든 지구촌 주민은 어떤 상황에서도 의사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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