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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 "유럽국가들, 대북 관계 개선 신중해야"


유럽을 순방 중인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9일 오전 8시40분(독일 베를린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독일 베를린 테겔 국제공항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강 비서는 6일부터 이날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베를린에 머물렀다.
유럽을 순방 중인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9일 오전 8시40분(독일 베를린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독일 베를린 테겔 국제공항 주차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강 비서는 6일부터 이날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베를린에 머물렀다.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비서의 유럽 순방과 관련해 국제 인권단체들이 유럽연합과 방문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에 신중해야 하며, 북한이 인권 개선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한 외교관계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교연대는 8일 ‘VOA’에 보낸 성명에서 유럽 나라들은 강석주 비서의 방문을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외교적 압박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담당 팀장은 유럽 정부들이 강 비서에게 “주민들과 이웃나라, 국제사회에 대한 행동을 구체적으로 바꾼다면 평화 구축과 화해를 시작하고 국제사회의 편입을 반길 것이란 메시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심각한 인권 유린을 계속한다면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국제사회에 요구할 것이란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나라들은 북한의 외교적 공세에 매우 신중히 대응해야 하며, 북한 정권을 달래거나 외교적 합법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강석주 비서는 지난 6일부터 독일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유럽 4개국 순방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워치의 리온 살티에 부국장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유럽 나라들이 북한과 외교관계를 확대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온 살티에 부국장] “That will be EU’s mistake…”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반인도 범죄 국가로 지목할 정도로 심각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고, 핵무기 개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북한과 아무 개선 없이 외교관계를 개선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살티에 부국장은 그러나 유럽연합과 4개 나라 정부가 대화를 지렛대로 북한 대표단에 인권과 핵 문제 개선을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연합과 강석주 비서가 방문하는 4개국 정부는 모두 북한과 수교국이지만 비핵화 진전과 인권 개선 없이는 뚜렷한 관계 개선이 힘들다는 비판적 개입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존 시프턴 아시아담당 국장은 8일 ‘VOA’에 북한의 인권 상황이 양호하다는 강 비서 등 북한 대표단의 어떤 주장이나 제의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시프턴 국장] “We would like to make sure that European governments don’t take seriously any effort

북한 정부가 반인도 범죄를 시인하고 개선 의지를 밝히지 않는 한 대화의 진정성을 기대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시프턴 국장은 북한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만큼 이번 대화는 시간 낭비일 수 있다며, 그러나 대화를 갖는다면 강 비서에게 인권 개선을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의 인권을 위한 유럽동맹 (EAHRNK)은 ‘VOA’에 보낸 성명에서 강 비서가 방문하는 나라 정부들은 대화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매우 신중하게 자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최악의 압제정권과 경찰 감시국가, 강석주 비서와 같이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엘리트들과 대화해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단체의 마이클 글렌딘닝 국장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정부는 아무런 이유없이 접근하지 않는다며, 유럽 나라들은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신중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글렌딘닝 국장] “If North Korea do not reaching out without no reason…”

그러나 강 비서의 두 번째 방문국인 벨기에의 국제 인권단체 HRWF는 강 비서의 이번 방문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의 윌리 포트레 국장은 8일 ‘VOA’에 강 비서 등 북한 대표단과의 대화는 벨기에 정부와 유럽연합이 일부 인도적 사안들을 중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포트레 국장] “I think this is a good opportunity for authorities of Belgium and…”

이산가족과 납북자 문제 해결이 시급함을 강조하며 유럽연합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겁니다.

포트레 국장은 그러나 이번 대화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청신호로 보지 않는다며, 북한 측이 심각한 인권 유린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유럽도 적극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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