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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 개발자금 감시 국제기구 첫 가입


김일성 주석의 초상이 인쇄된 북한 지폐. (자료사진)
김일성 주석의 초상이 인쇄된 북한 지폐. (자료사진)

북한이 핵무기 개발과 테러자금의 거래를 막기 위한 국제금융기구에 처음 가입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금융제재 완화를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시아태평양 자금세탁방지기구, APG는 마카오에서 정례총회를 열고 북한의 옵서버 회원 가입 신청을 승인했다고 한국 정부가 18일 밝혔습니다.

APG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 FATF의 아태지역 기구로, 핵무기 개발 자금과 테러자금 거래 방지 등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핵무기 개발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관련 자금의 음성적 거래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에 가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APG 옵서버 회원은 정회원이 지켜야 하는 6개 의무사항 가운데 세 가지를 준수해야 합니다.

세 가지 준수사항에는 핵무기 개발이나 테러 자금의 지원, 그리고 자금세탁을 막아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관련 입법과 조치를 개발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은 이 같은 조건들을 모두 수용하고 APG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APG는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의 약속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평가하게 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APG 가입은 핵 개발의 당사자로서 관련 자금을 방지하는 국제금융체제에 들어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의 약속 준수 여부에 대해 APG는 북한 측이 제출한 서면에만 의존하지 않고 대표단이 직접 북한에 가서 고위직을 포함한 관련자와의 면담 등을 통해 검증하고 미흡하면 책임을 추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선택은 북 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금융제재의 완화를 노린 조치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의 대북 금융제재에 북한이 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하면서 북한도 제재로 인한 자금난 등을 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한 데 따른 고육지책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벗어나려는 북한의 전략적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안보리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위반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인권 문제를 들고 나오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나름대로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있다, 이런 것을 보여줌으로써 국제사회 고립을 탈피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겠죠.”

북한은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북한의 외국환 거래 은행이고 통치자금 조성용 자금의 세탁 창구로 알려진 조선무역은행 계좌를 폐쇄하고 금융 거래를 중단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은 지난 5월 북한을 대테러 비협력국으로 지정하면서 북한의 APG 미가입을 이유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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