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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박경애 교수 "북한 경제개발구, 청진 잠재력 가장 커"


지난 2일 북한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조선경제개발협회 주최로 경제개발구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일 북한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조선경제개발협회 주최로 경제개발구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이달 초 평양에서 경제개발구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외국 전문가들도 참가해서 북한의 경제개발구들을 둘러보고 조언도 했습니다. 북한 측과 함께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의 박경애 교수를 김연호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13개 경제개발구 건설 계획을 지난 해 발표했는데요, 지금 어느 정도나 진척된 상탠가요?

박경애) 저희가 함경북도에서부터 시작해서 강원도 남쪽까지 여러 개발구를 돌아보면서 느낀 점이, 이제 경제개발구는 시작 단계다, 그래서 북한 쪽에서는 부지를 다 마련해 놓고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인 거 같습니다. 국제수준에 맞는 개발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아주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아주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겠어요. 어떤 건물이 서 있거나, 건설이 시작됐거나, 그런 것은 저희가 보지 못했어요.

기자) 이달 초에 평양에서 열린 경제개발구 전문가 토론회에 다녀오셨는데, 이 토론회는 어떻게 열리게 된 건가요?

박경애) 그 토론회는 저희 Knowledge Partnership Program, KPP라고 하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제가 소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제가 조직을 하고, 북한의 조선경제개발협회에서 주최를 해서 두 기관이 공동으로 조직을 한, 작년 가을 경제특구에 관한 국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그 토론회의 후속 세미나로서 이번에 다시 하게 됐는데, 저희 UBC와 조선경제개발협회에서 같이 주관한 회의죠.

기자) 이번 회의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습니까?

박경애) 이번에 제가 조직을 할 때 다른 나라에서 경제특구의 경험이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을 초청했는데, 캐나다, 미국, 필리핀, 중국, 인도, 이렇게 다섯 나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서, 일단 경제개발구들을 먼저 둘러보고 평양으로 다시 돌아와서 회의를 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경제개발 전략에서 경제개발구를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으셨나요?

박경애) 저 뿐만 아니라 저랑 같이 간 외국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 북한에서 저희가 만난 각 도 인민위원회에서 경제개발을 책임지고 계신 분들, 그리고 저희가 평양에 돌아와서 회의를 했을 때 1백 명이 넘는 분들이 참석하셨는데. 이 분들한테서 저희가 느낀 것은 특구를 통한 경제개발을 하려는 열망이 굉장히 높았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특구를 통한 경제발전을 어떻게 했는지를 배우려는 진지함이 느껴졌습니다.

기자) 이번에 경제개발구들을 직접 둘러보셨는데, 어디가 가장 인상 깊던가요?

박경애) 저희가 중국 연길에서부터 국경을 건너서 나선, 청진, 어랑, 이렇게 보고 평양으로 잠깐 와서 다시 남포, 현동, 신평, 마식령 스키장, 이렇게 다 돌아보고 다시 평양으로 와서 회의를 했는데요. 저희 전문가들이 우리가 돌아본 곳들 중에서 순위를 매겨보자, 저희들끼리 토론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외국 전문가들이 청진이 굉장히 인상이 좋았다. 청진은 개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항구도 있고, 철도도 있고, 제철소도 있고. 거기에다 화력발전소도 있고 개발에 필요한 전문인력들을 댈 수 있는 대학들도 많이 있고. 여러 가지 면에서 청진은 잠재력이 크다. 이런 얘기를 전문가들이 했습니다.

기자) 이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박경애) 저희가 개발구들을 돌아보면서 각 도에서 개발지구를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 설계도를 보여주고 계획을 설명해 주실 때, 저희 외국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한 얘기가 첫째, 자연은 훼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신평이나 이런 곳은 관광개발구인데 자연을 훼손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현대적으로 건물도 많이 짓고 자연경관을 해치면서 경제개발구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요새는 그렇게 해서는 관광객들을 많이 유치할 수 없으니까 가능하면 자연을 보존하는 방법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고. 또 경제특구다 하면 하나의 독립된, 외딴 섬 같이 분리해서 발전시키는 개념이었는데, 요새는 하나의 신도시를 만드는 개념으로 병원이며 학교며 이런 것들까지 다 지어서 하는. 하나의 신도시를 새로 형성한다는 개념으로 경제특구를 개발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에서도 그런 방향으로 개발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조언을 많이 했어요.

기자) 박 교수님이 계신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서 북한 인사들을 초청해서 자본주의 경제를 가르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올해는 어떤 계획이 있으십니까?

박경애) 저희가 KPP (Knowledge Partnership Program) 프로그램을 2011년부터 시행해서 작년까지 3년을 했고, 올해도 계획이 있는데, 매년 북한에서 경제, 경영, 무역, 금융, 이런 쪽을 전공하는 교수분 6 명을 저희 학교에 초청해서 6개월 동안 학생들과 똑같이 강의도 들으시고, 연구도 하시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지금까지 18 명이 주로 김일성종합대학, 원산경제대학, 인민경제대학, 그리고 평양외국어대학, 이런 데서 오신 교수분들이 저희 KPP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가셨어요. 올해도 7월부터 여섯 분이 오시는 걸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에 오시는 분들은 어느 대학 인사들인가요?

박경애) 이번에도 김일성종합대학하고 인민경제대학, 원산경제대학, 그리고 평양외국어대학, 이렇게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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