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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시아 루블화 사용, 대북 경제 지원 효과"

  • 김연호

지난해 9월 러시아-북한 철도 개통식에서 북한측 축하악단 뒤로 러시아 국기가 보인다.
북한과 러시아가 루블화로 무역결제를 하는 방안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을 방문한 유리 트루트녜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로두철 북한 내각 부총리와 만났습니다.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30일 양측이 무역결재 방식을 러시아 루블화로 대체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와의 교역에서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또 북한과 러시아가 무역, 경제, 과학기술 협력을 목표로 정기적으로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이번 합의가 다분히 정치적인 성격이 짙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 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 “Its roots can be traced…”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가 새로운 전략적 계산을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 일환으로 러시아는 루블화 결제를 통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앞으로 러시아의 대북 수출대금은 루블화로 받아야 할텐데 러시아가 얼마든지 이를 탕감하거나 아예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상품과 물자를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고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012년 북한이 옛 소련에 졌던 채무1백8억 달러 가운데 90%를 탕감해주는 협정을 체결했고, 러시아 하원이 지난 20일 이 협정을 비준한 바 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 역시 러시아의 이번 결정은 경제보다는 다분히 정치외교적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스테판 해거드, 미 샌디에이고대 교수] “These could be kind of strategic…”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러시아의 협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서방 측에 일깨우려는 전략적 노림수가 있다는 겁니다.

해거드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극동지역에서 에너지와 철도를 포함한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장기적인 전략 측면에서 극동지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이양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진출을 가속화하는 차원에서 극동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영사는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출구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자국 석탄을 나진-하산 간 철도로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러시아의 이같은 움직임이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조체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에버스타트 연구원입니다.

[녹취: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 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 “It’s a warning sign…”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조치를 논의할 때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경고신호라는 겁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러시아가 북한의 산업시설 현대화에 참여할지 지켜볼 일이라며, 이런 움직임들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에 큰 골치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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