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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 의미와 전망


지난해 열린 67차 유엔 총회. (자료사진)
지난해 열린 67차 유엔 총회. (자료사진)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지난 19일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북한인권 결의안을 다시 채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그 의미와 전망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유엔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 의미,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북한 주민들이 겪는 인권 유린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국제사회가 객관적으로 거듭 확인하고 개선을 강하게 촉구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유엔 외교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표결없이 합의로 결의안이 채택됐다는 것은 북한의 개탄스런 인권 상황에 이의의 여지가 없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게 이제 연례행사처럼 된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총회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9년째죠. 유엔 인권이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사회의 전신인 유엔 인권위원회가 2003년 처음 결의안을 채택했으니까 올해로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지 10주년이 된 겁니다.

진행자) 10년 전과 이번에 채택된 결의안에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지난 2003년 59차 유엔 인권위원회(CHR) 때는 결의안이 찬성 28개국, 반대 10개국, 기권 14개국으로 채택됐었습니다. 유엔총회가 첫 결의안을 채택한 2005년의 경우 본회의에서찬성 88개국, 반대21개국, 기권 60개국으로 통과됐습니다. 표결을 해야 한다고 신청하는 나라가 없어 합의로 채택된 지금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죠.

진행자) 결의안 내용도 많이 바뀌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03년 당시에는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보고되고 있다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 정부의 책임있는 개선을 촉구했었습니다. 하지만 19일 채택된 결의안을 보면 북한 내 중대하고 지속적인 인권 상황의 악화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권 침해 보고가 있다는 표현이 침해가 있다는 직접적 표현으로 바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내용도 상당히 세분화, 구체화 됐고 촉구 내용도 강해졌습니다. 또 당시 남북관계를 중시해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했던 한국이 찬성으로 돌아섰을 뿐아니라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큰 변화입니다.

진행자) 그럼 지난 해와 비교해서 올해 채택된 결의안에는 어떤 내용들이 새롭게 추가되거나 강조됐나요?

기자) 지난 해와 올해 결의안은 내용이 거의 흡사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내용이 강화됐고 북한 정부의 비협조를 규탄하는 내용들이 많아졌다는 겁니다. 정치범수용소의 경우 수많은 수감자들이 자유를 빼앗긴 채 개탄스런 인권 탄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에 이런 행태를 당장 끝내고 모든 정치범들을 조건없이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많은 정치범 수용소에서 심각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데 대해 매우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짤막하게 언급한 지난 해 결의안에 비해 표현이 훨씬 강력해진 거죠.

진행자) 북한 정부의 비협조 언급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지적한 건가요?

기자)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조사와 대화 요청을 북한 정부가 모두 거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겁니다. 또 모든 유엔 회원국이 4년마다 의무적으로 받는 보편적 정례검토 (UPR)에서 제기된 권고안을 북한 정부가 계속 이행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은 북한이 모든 유엔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단 하나의 이행안도 제출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내용은 없었다는 얘긴가요?

기자) ‘지속적인 악화’ 란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개선된 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북한 정부가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 인도주의 기구들의 활동에 협력한 것과 국제장애인권리협약에 서명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서명에 그치지 말고 협약을 조속히 비준해 장애인의 권리를 전적으로 존중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해 조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이번 결의 채택이 앞으로 북한인권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유엔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설립에서 볼 수 있듯이 유엔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데 중요한 명분과 단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결의안이 정치범 수용소의 문제를 강조한 것으로 볼 때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내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최종보고서에 정치범 수용소 문제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최근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16호 명간관리소에 대한 위성사진 등 비공개 보고를 받는 등 정치범 수용소의 심각성에 큰 우려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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