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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김정은 마식령스키장 건설, 역풍 불러올수도"


지난 8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강원도의 마식령스키장 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8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강원도의 마식령스키장 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특권층 체육위락시설에 돈을 너무 낭비하고 있다는 한국 국정원장의 발언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이 선전선동과 과시를 통한 지도부의 권력 강화용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미국의 일부 전문가는 지도부에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의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 7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민보다 개인적 관심사업에 재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들의 공동 브리핑에 따르면 남재준 국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유럽식 잔디광장과 유희장(테마파크) 건설 등 외국 따라하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남 원장은 특히 북한 정권이 승마장과 물놀이장, 마식령 스키장, 능라 유원지 등 특권층 체육위락시설 건설에 3억 달러를 낭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남 국장은 3억 달러면 북한 주민 전체가 두 세 달 먹을 강냉이(옥수수) 80 만톤을 구입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백만 달러씩 건설사업을 강제로 하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간부들 사이에서 냉소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AP’ 통신 역시 7일 마식령 스키장 현지 취재를 통해 북한 내 체육위락시설 사업을 진단했습니다.

북한 당국자에 따르면 북한의 스키 인구는 5천 5백 명으로 인구의 0.02 퍼센트에 불과한데 북한 정부는 군인 건설자들을 적극 동원해 당창건 기념일인 오는 10일 스키장을 개장할 계획이란 겁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AN) 국제관계국장은 7일 ‘VOA’에 북한의 이런 집중적인 체육위락시설 건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 기반 강화와 직결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think primary consideration he is right now consolidating…”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통한 국방력 강화와 경제 성장 과시를 통해 권력을 더 공고화하려 한다는 겁니다.

한국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지도자 김정은이 단기간에 과시할 수 있는 게 거의 없기때문에 체육위락시설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다른 것으로 김정은이 자기 리더십에 대한 보상을 줄 수 없으니까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들과 북한 인민들에게 아 김정은 시대가 오니까 좋아지구나 이런 걸 보여줘야 하는데 마땅한 게 없으니까 군인들을 대량으로 동원해 스키장을 건설하고 심지어 골프연습장이니 뭐니 만드는데 이 것은 하나의 전시적 효과는 있겠지만 북한 주민들의 의식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서 안타까운 일이죠.”

하지만 옛 동독 출신으로 북한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던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루디거 프랭크는 북한 지도부의 이런 행보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교수] "It's talk about middle class that accroding to my estimate is..…”

옛 동독 주민들이 미국과 영국의 발전한 자본주의 문화를 동경하며 변화를 염원했듯이 북한의 지방주민들은 평양의 외적으로 발전한 모습, 평양의 중.상위층들은 외부의 풍요를 동경하며 변화를 더 갈망할 수 있다는 겁니다.

프랭크 교수는 북한 주민들이 손전화기와 전자결제카드를 사용하고 체육위락시설을 즐기는 중산층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2백만으로 추산되는 중산층이 북한의 변화를 점진적으로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 해군분석센터의 고스 국장은 지도자 김정은의 이런 전략이 오히려 정치적 역풍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식령 스키장은 대표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f in fact he is not able to show progress on that maybe..

최고 지도자가 직접 국가사업으로 추진했던 마식령스키장이 수익을 내지 못해 경제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면 불만이 지도자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이 거의 없어 최근 북한에서 철수한 싱가포르 유람선이나 오래동안 평양의 흉물로 남아 있던 류경호텔처럼 마식령스키장도 개장 때 반짝한 뒤 거대한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P’ 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정부가 진정으로 경제 개선을 원한다면 시장 개혁과 에너지, 농업 분야를 우선적으로 개선하고 핵과 탄도 미사일보다 국제관계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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