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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개발협력처 "대북 지원, 인도주의 사업에 국한"


지난 2월 스위스 개발협력처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대북 지원 활동 사진. 스위스 개발협력처는 세계식량계획(WFP)를 통해 북한 어린이들에게 분유를 제공해왔다.
지난 2월 스위스 개발협력처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대북 지원 활동 사진. 스위스 개발협력처는 세계식량계획(WFP)를 통해 북한 어린이들에게 분유를 제공해왔다.
스위스 정부의 대북 지원의 성격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정부는 북한에서 인도주의 지원만 펼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스위스의 대북 지원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개발협력처 SDC는 순수하게 인도주의 지원만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처의 피에르-알랭 엘칭거 대변인은 2일 VOA에 이같이 밝히며, “개발협력처는 의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2011년 말 이후 북한에서 개발협력을 중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엘칭거 대변인은 “개발협력처가 다른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현대적인’ 인도주의 지원을 펼치고 있으며, 이는 긴급 상황이 아닌 때에도 지원을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개발협력처가 식량, 식수, 위생 등의 분야에서 북한의 가장 취약한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필요를 채워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발협력은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한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뜻하며, 인도주의 지원은 일반적으로 자연재해 등 긴급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구호품을 나눠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위스는 올해 북한에 8백39만 달러를 기부했으며,이는 개별 국가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입니다. 엘칭거 대변인은 스위스 개발협력처가 내년에는 북한에 7백만 스위스 프랑, 미화 776만 달러의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이 북한에 대한 주요 지원국인 스위스 일각에서 대북 지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위스 일간 ‘타게스-안차이거’(Tages-Anzeiger)는 스위스 의회가 2008년 북한에서 개발협력을 중지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정부가 이름만 바꾸고 개발협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위스 의회는 2008년 북한의 계속된 핵무기 개발을 이유로 북한을 최우선지원국에서 제외하고, 개발협력은 중지하며 인도적 지원만 하도록 결의했습니다.

타게스-안차이거는 개발협력처 SDC가 북한 사무소를 철수하지 않고 단지 소속만 지역협력국에서 인도지원국으로 바꾼 채 개발협력으로 볼 수 있는 지원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덕에 나무와 농작물을 함께 심는 혼합농림업 전수를 계속하는 한편, 2012년부터는 북한의 여러 지역에 물공급을 개선하기 위한 장기적인 개발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스위스 의회 외교위원회의 한스 게르만 (Hannes Germann) 위원장은 개발협력처에 대북 지원 사업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이 문제를 차기 회의의 의제로 상정할 계획이라고 타게스-안차이거에 밝혔습니다. 그는 의회의 결의를 무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개발협력을 인도적 지원이라고 이름만 바꿔 계속 진행하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스위스 의회 외교위원회의 비서관은 2일 VOA에, “현재까지 위원회는 타게스-안차이거가 제기한 문제들을 논의하지 않았으며, 어떠한 공식적인 접촉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개발협력 전문가인 얀 부츠도 타게스-안차이거에, 북한에서 개발협력처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 3가지 중 2가지는 인도주의 지원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개발협력과 인도적 지원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가운데, 앞으로 스위스 의회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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