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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태권도시범단 방미 신청서, 국무부 접수


지난 2011년 미국을 방문한 북한 태권도 시범단. (자료사진)
지난 2011년 미국을 방문한 북한 태권도 시범단. (자료사진)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미국 공연 신청서가 국무부에 공식 접수됐습니다. 북한 측은 빠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봄께는 시범단의 방미가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미국 공연을 추진 중인 정우진 ‘태권도 타임스’ 잡지 대표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관련 수속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우진 대표] “한 2, 3주 전에 태권도시범단 미국 오는 걸 국무부에 신청했습니다.”

정 대표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국무부의 의사를 타진한 뒤 회신을 기다리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국무부가 시범단 명단을 요구하면, 방미 승인으로 간주해 비자 발급 절차를 밟는 수순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과거 두 차례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미국 공연을 추진한 정 대표는 순수한 민간 차원의 인적 교류지만, 미-북 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우진 대표] “어떤 때는 금방 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좀 있다가 되는데 두 나라 관계, 무슨 정치적인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

실제로 지난 2011년 북한 시범단이 보스턴을 방문했을 때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당시 매사추세츠 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 신분으로 직접 축하 서한까지 보냈습니다.

케리 장관은 2011년 6월자 서한에서 북한 시범단과의 문화교류가 미국인들에게 태권도를 알리고, 더 나아가 미-북 양국간 화합과 우애, 평화를 촉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해 공연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 해 여름과 올해 여름에 추진됐던 북한 시범단의 미국 공연 계획은 미-북 관계 악화로 모두 불발로 끝났습니다.

정 대표는 최근 한반도에 대화기류가 흐르는데다 북한이 긍정적인 스포츠 교류 신호까지 보내고 있어 미 당국에 북한 시범단의 입국 승인을 신청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도 태권도시범단의 공연을 준비하면서 미국 방문이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정우진 대표] “북한에서는 두 번을 다 성공적으로 했기 때문에 굉장히 그걸 하고 싶어하고 언제든지 준비가 돼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북한 시범단은 방미가 이뤄질 경우 2주일 동안 미국에 머물며 알래스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휴스턴, 댈러스 등 6~7개 도시를 순회하는 일정을 잡고 있습니다.

태권도 선수들 뿐아니라 전통악기 연주자들도 동행해 미국의 양로원과 장애인 시설 등에서 위문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

이런 계획은 최근 남북한 스포츠 교류에 긍정적인 조짐이 엿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지난 14일 평양에서 열린 국제 역도대회에선 사상 처음으로 태극기가 내걸리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습니다.

[녹취: 애국가 현장음]

또 `조선중앙TV’는 한국 선수의 시상식 장면을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는 물론 정식 국호 사용도 허용치 않았던 북한의 행동으로는 이례적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앞서 지난 11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올림픽 태권도 출전을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장웅 위원] "잘 되고 있습니다. 가능성은 있고 가능성이 있으니까 만들어 보겠다는 거죠."

그러면서 한국인이 IOC 위원에 도전하면 지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장웅 위원은 지난 2일에는 원산에 건설 중인 마식령 스키장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장으로 활용할 가능성까지 내비쳤습니다.

남북 스포츠계에서 불어오는 훈풍이 미-북 간 인적교류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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