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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중국 여행객에 북한 주민들 '눈살'


지난해 7월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평양에 도착한 중국인 관광객들. (자료사진)
지난해 7월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평양에 도착한 중국인 관광객들. (자료사진)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여행객들의 무례한 행동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신문은 5일 북한을 여행하는 중국 관광객들의 무례한 행동이 북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전문 고려여행사를 운영하는 사이먼 코커렐 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몰지각한 행동 가운데 하나로 북한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주는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사탕을 건네주는 게 아니라 공원에 있는 오리들에게 먹이감을 주듯 던져 줌으로써 보는 이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겁니다.

코커렐 씨는 또 공연을 관람한 뒤 무대에 거리낌 없이 올라가 북한 어린이를 아무나 붙잡고 사진을 찍거나 큰 목소리로 떠드는 행동은 차분하고 보수적인 북한 주민들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베이징에 있는 영 파이어니어 여행사의 대표인 가레스 존슨 씨는 최악의 상황은 중국 여행객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 정권에 대해 나쁘게 말하거나 민감한 질문을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존슨 씨는 또 단체여행에서 빠져나와 현지 주민들에게 종교서적을 나눠 주는 행위는 해당 개인 뿐아니라 여행 안내자와 여행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신문은 중국 국가여유국이 지난 5월 해외여행자들에 대한 행동지침을 발표하면서까지 자국민들의 예절과 태도 바로 잡기에 나섰지만 북한을 여행하는 중국인들 사이에선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행동지침은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행위, 물건을 파손하거나 무단횡단 또는 새치기를 하는 행위 등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유적지에서는 촬영이 허락된 경우에만 사진을 찍고, 공공규범을 준수하고 생태계와 환경을 보호할 것,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할 것, 타인에게 예절을 지킬 것 등을 명시했습니다.

한편 북한 주민들은 중국 여행객들의 무례한 행동에 황당해 하면서도 이들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효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는 분위기라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신문은 전했습니다.

중국 국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 해 북한을 방문한 중국 여행객은 23만7천4백 명으로, 전년보다 22.5% 늘어났습니다.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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