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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이모어 전 백악관 조정관 "중국, 김정은에 불만 팽배"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자료사진)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자료사진)
중국 정부의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태도는 변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며, 미국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이런 변화를 활용해야 한다고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이 밝혔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지난 2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유도할 순 없게 됐지만, 핵 역량 억제를 위한 외교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을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 세이모어 전 백악관 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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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근 외교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주장을 하셨습니다. 그런 회의감이 미국 정부 내에 많이 퍼져있는 분위기인가요?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Well, I really can’t speak for other officials. I can only speak for myself. Of course I worked on the North Korea issue for 20 years…”

세이모어) 제가 다른 관리들의 입장을 말할 순 없고, 오직 제 의견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북한 문제를 20년 동안 다루면서, 북한이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 겁니다. 현 북한 지도부가 권력을 유지하고, 중국이 북한의 핵포기보다 안정을 우위에 두고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한 말이죠.

기자) 그럼 미국 정부가 쓸 수 있는 다른 수단은 어떤 게 있습니까?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Well, I don’t think we have any other options to disarm North Korea…”

세이모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다른 수단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군사적 수단은 비용이 너무 크고 위험합니다. 외교 대신 압박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계획을 억제하거나 제한할 순 있습니다. 시간을 갖고 핵을 기꺼이 포기할 새 지도부가 들어서길 기대하는 방법 등이 남았다고 할까요?

기자) 최악의 상황에선 지금 언급하신 북한 지도부 교체도 고려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e trouble with regime change strategy or leadership change strategy is that it simply won’t work without Chinese…”

세이모어) 북한 정권 교체, 혹은 지도부 교체는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중국 지도부가 현 북한체제를 국가 이익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이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한 북한 정권이나 지도부 교체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기자) 외교로 북한 문제를 풀 수 없다면 6자회담도 재개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닐까요?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said diplomacy won’t work in terms of removing or eliminating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세이모어) 저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는 데 외교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겁니다.

기자) 하지만 그게 6자회담의 최종 목표 아니겠습니까?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Well, as I said, the six-party talks or any party-talks will not be successful in eliminating, in disarming North Korea but short of that, diplomacy can succeed in terms of…”

세이모어) 이미 말씀드린대로 6자회담 혹은 어떤 방식의 회담으로도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외교를 통해 북한의 역량을 억제할 순 있습니다. 가령 보유 핵무기 수와 핵무기 발사 수단의 사거리를 제한하거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게 모두 중요한 목표인만큼,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계속 외교 활동을 벌여야 합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외교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존 케리 국무장관이 북한에 핵 포기를 종용하면서 진정성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Well, Secretary Kerry did not specify exactly what actions the U.S. would like to see North Korea take as a condition for resuming US-DPRK talks and demonstrating…”

세이모어) 케리 장관은 미-북 대화의 재개 조건이나 비핵화 증명 방안으로 북한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건 협상이 가능한 부분으로 남겨둔 거죠. 미국과 동맹국들, 그리고 중국이 서로 대화를 하고, 특히 중국이 북한을 직접 상대해 북 핵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북한이 어느 정도의 약속과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이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핵 문제와 관련해 6개월에서 1년 안에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달성할 순 없지만 북한의 핵 계획을 억제하고 추가 핵실험을 연기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늦추도록 만들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복안을 제안하시겠습니까?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don’t think we have to pay the North Koreans to postpone the next round of testing. I think the Chinese have already warned the North Koreans…”

세이모어) 북한에 대가를 지불해선 안됩니다. 중국이 이미 북한에 경고를 했습니다. 또다시 핵실험 등에 나서면 추가적인 경제적, 정치적 압박 조치를 지지함으로써 보복하겠다구요. 따라서 북한의 차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지연시키기 위한 주된 수단은 바로 ‘억제’입니다. 그리고 여기엔 미국과 중국의 밀접한 협조가 우선 필요하고,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의 공조도 중요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개선해 대북 지원을 하더라도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을 할 경우 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의 핵 검증과 관련해선 핵 분열물질 생산을 동결시키는 게 그나마 가장 큰 희망이라고 하신 적이 있는데요.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신고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그것도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it’s achievable but very difficult because it really requires China and the U.S. to agree that North Korea has undeclared enrichment facilities…”

세이모어) 가능한 목표이지만,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북한이 농축 시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데 미국과 중국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에너지 지원이나 평화조약 체결 협상 시작 같은 어떤 종류의 목표라도 이루기 위해선 우라늄 농축 시설을 신고하고 동결해야 합니다. 북한이 이런 시설을 완전히 신고하고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는 데 동의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동맹국들, 중국이 협력한다면 성취할 수 있는 잠재성은 있습니다.

기자) 최근 중국의 대북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말 그런 징후를 보이기 시작하는 걸까요?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so. I think there’s been a subtle but real shift in Chinese attitude especially toward Kim Jong Un…”

세이모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특히 김정은에 대해 미묘하지만 실질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행동을 매우 불만스럽게 여기고 화가 많이 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김정은이 중국의 조언을 무시하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했으니까요. 따라서 중국은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환영하면서, 김정은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을 지지하고 미국과 협력해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는 신호를 분명히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중국의 이런 압박에 반응하고 있다고 봅니다. 적어도 말로는 외교를 제안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북한의 수사 뿐아니라 행동까지 바꿀 수 있을진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중국 카드를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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