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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지역안보포럼서 북 핵 문제 외교전 치열


2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왼쪽)과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오른쪽)이 다음 진행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왼쪽)과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오른쪽)이 다음 진행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북한 핵 문제가 오늘 (2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 포기와 유엔 안보리 의무 준수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브루나이의 반다르 스리브가완에서 2일 열린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에서는 북한 핵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됐습니다.

한국의 윤병세 외교장관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교장관들은 북한 비핵화의 시급성과 중요성,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대표로 참석한 박의춘 외무상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조건없는 미-북 회담을 주장했습니다.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은 회의를 마치면서 채택할 공동성명에 북한 핵 문제를 포함시킬 예정이지만, 참가국들 간 입장차로 문구 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윤병세 외교장관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포럼에 참석한 장관들 대부분이 북한의 비핵화가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런 국제사회의 엄중한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일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은 모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케리 미 국무장관] “All four of us are absolutely united and absolutely firm in our insistence that the future with respect to North Korea…”

네 나라 모두 북한과 관련한 미래에 비핵화가 포함돼야 한다는 데 완전하고 확고하게 단합돼 있다는 겁니다.

케리 장관이 이 같은 발언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양자회담에 이어 한국과 일본 외무장관들과 3자 회동을 가진 직후 나온 것입니다.

이번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에는 북 핵 6자회담 당사국 외무장관 6 명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북한은 박의춘 외무상의 회의 발언과 당국자의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핵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특히 “미국이 진정으로 한반도에서의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끝내려 한다면 조건없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또 현지에서 가진 최명남 외무성 부국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를 `불법무도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준수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아울러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에 대해서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최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물음에 “북-일 간 평화선언에 따르는 북한의 진지하고 신의 있는 노력으로 이미 완전히 해결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의춘 외무상도 이날 포럼에서 같은 주장을 폈고, 이에 대해 기미다 후미오 외무상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치 문제 피해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귀국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윤국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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