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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보고서 ‘북한, 최악의 인신매매국’


지난 4일 한국 서울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과 국제사회의 탈북자 보호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지난 4일 한국 서울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과 국제사회의 탈북자 보호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미국 국무부가 북한을 또다시 최악의 인신매매국 중 하나로 분류했습니다. 인신매매 방지 기준과 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가 매긴 북한의 올해 인신매매 실태 성적은 3등급입니다.

인신매매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2003년 이래 11년째 최저 등급을 받은 겁니다.

국무부가 19일 발표한 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는 북한 외에도 19개 나라에 3등급을 매겼습니다.

쿠바, 리비아, 시리아, 이란, 수단, 짐바브웨를 비롯해 지난 해 2등급을 받았던 중국과 러시아도 3등급 국가군에 포함됐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그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불법이민자 신분으로 살고 있는 북한 여성들이 인신매매에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식량과 일자리 등을 찾아 중국으로 건너간 북한 여성들이 도착 직후 강제로 마약에 취해 인신매매 되기도 하고, 강제 결혼이나 매춘, 노동 등을 강요받는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일부 여성들의 경우 일자리를 구하기도 하지만 곧 중국 남성들과 강제로 결혼해 식모가 되거나, 사창가 혹은 인터넷 성행위 업소에서 매춘부로 전락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인신매매를 자행하는 조직은 북-중 국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양국 국경 경비대원들과 공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이를 발견해도 인신매매 희생자들은 북한으로 추방돼 강제노동형을 비롯해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부 유럽 국가 등과의 계약을 통해 해외로 보내진 북한 근로자들의 열악한 처우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북한 측 관리원들의 지속적인 감시로 이동과 통신이 제약된 채 극심한 노동에 시달리면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각종 명목으로 임금까지 대부분 뜯긴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1만 명에서 1만5천 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출신 러시아 벌목공들은 1년에 단 이틀 간 휴일이 주어지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처벌을 받을 뿐아니라 귀국 후에나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증언도 담겼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강제노동과 강제결혼, 성매매를 당하는 남성, 여성, 아동들의 공급국이라면서, 특히 강제노동은 정치적 억압 체제의 일부라고 소개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10만~20만 명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가 특히 열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어린이를 포함한 수감자들이 장시간의 고된 노동과 식량, 의료 시설 부족, 구타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이 인신매매를 문제점으로 인정하고 열악한 사회, 정치, 경제, 인권 상황을 개선하면서 강제노동 수용소를 폐쇄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한편 한국은 인신매매 척결을 위해 정부가 최소한의 기준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는 1등급 국가로 재지정됐습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한국이 매춘, 강제노동에 처해지는 남성, 여성을 공급하는 곳이자 경유지이고, 최종 목적지이기도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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