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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인 억류, 꽃제비 사진 문제삼아"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자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자료사진)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자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자료사진)
한국계 미국인 한 명이 한 달 넘게 북한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억류 배경과 향후 처리방향 등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백성원 기자, 누가 억류됐는지 인적사항부터 알려주시죠.

기자) 예. 이름은 케네스 배. 44살의 한국계 미국인이구요. 관광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정도까진 이미 보도가 됐습니다. 한국 언론이 지난 11일 처음 기사화했는데요. 그 날 미 국무부 반응도 나왔습니다. 들어 보시죠.

[녹취: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 “We’re obviously aware of these reports that a U.S. citizen has been detained in North Korea…”

국무부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의 지난 11일 발언인데요. 억류 사실을 공식 확인한 건 아니구요. 다만 그런 보도를 봤다, 미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이 정도에서 선을 긋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그 이상 정보를 주고 있진 않습니다.

진행자) 관광업체를 운영하는 인물이라고 했는데, 거기에 대해선 좀 더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여행사 이름은 ‘네이션스 투어스’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관광 전문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넷 웹사이트를 찾아봤습니다만, 현재 폐쇄된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케네스 배씨가 왜 억류됐는가, 거기에 대해서도 좀 다른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기자) 예. 배씨가 관광객들을 인솔해 북한에 들어갔다 나오는 과정에서 체포된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게 지난 달 3일 얘깁니다. 관광객 일행 중 한 명의 짐에서 나온 컴퓨터 외장 하드 때문이다, 그런 이유가 우선 제기됐습니다. 북한 입장에선 상당히 민감한 내용이 담겼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관광 책임자인 배 씨는 이 문제로 억류되고 나머지 관광객들은 북한에서 나왔다, 그런 내용이 제일 처음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건가요?

기자) 억류 정황은 대체로 일치합니다만, 그 이유와 관련해선 조금 다른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건 정황을 언론에 알린 정통한 소식통이 사실은 한국의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를 가리키는 거였는데요. 전화통화를 나눠봤습니다. 억류 원인은 일행의 외장 하드 소지 때문이 아니라 배 씨가 여행 중 찍은 북한 꽃제비 사진들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런 설명이었습니다. 도 대표 얘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도희윤 대표]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불쌍한 아이들을 많이 보게된 거죠.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좀 도울까, 그런 차원에서 그런 사진들을 찍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부 여행객들이 꽃제비들과 마주치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기자) 평양에선 물론 그렇습니다만, 이 분은 함경북도 나진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나진,선봉 쪽에 외국인들 발걸음이 잦아지다 보니까 꽃제비들도 그 쪽으로 많이 몰린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꽃제비, 그러니까 구걸하는 아이들을 보게되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왜 감추고 싶은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바깥으로 갖고 나가느냐, 북한 입장에선 그걸 트집 잡았을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죠. 하지만 워낙 민감한 시기여서요. 바로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 아니겠습니까? 물론 추측이긴 합니다만, 따라서 북한이 배씨를 억류해 혹시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 그런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진행자) 배 씨의 기본적인 인적 사항은 앞서 전해 드렸구요. 가족 반응이라든지, 주변 사람들 증언이라던지, 그런 반응들은 좀 나왔나요?

기자) 배씨가 미 서부 워싱턴주 린우드 라는 도시에 살고 있는 건 확인했습니다. 또 배씨 어머니는 역시 같은 도시에 사는 배명희씨로 확인됐는데요. 배명희씨가 다닌다는 한인 교회와도 연락이 닿았구요. 담당 목사와 통화를 했습니다만, 사안의 민감성 때문인지 어떤 설명도 하길 꺼렸습니다. 배씨 어머니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할 수 없었습니다.

진행자) 배씨 어머니가 언론과 공식적인 접촉을 한 건 아니죠?

기자) 예. 린우드 시의 거주지가 파악돼 미국 주류언론 취재진들이 배씨 어머니 집으로까지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하고 있어서요, 배씨는 현재 집이 아닌 다른 곳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케네스 배씨 주변 인물은 아니지만 배씨가 사는 워싱턴주 신디 류 하원의원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지방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한국계 지역 정치인인데요. 지난 14일 전화통화를 나누면서 이런 얘길 했습니다.

[녹취: 신디 류 하원의원] “미국, 남한, 북한, 세 나라의 관계, 그리고 또 인간적으로 생명에 대해서 위험성이 있고…무사히 자유를 다시 얻기를 바라죠, 제가.”

진행자) 무엇보다 케네스 배씨의 석방이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는데요. 미국 정부가 외교 노력을 벌이고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직접은 아닙니다. 미국은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앞서 국무부에서도 북한 내 미국인들 안전은 스웨덴 대사관이 보호한다는 일반적 원칙을 전해줬습니다만, 이번에도 그 경로를 통해 배 씨 신변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스웨덴 외교부 쪽에서 밝힌 내용은 없습니까?

기자) 안그래도 연락을 해 봤는데요. 미국인의 억류사실이나 석방 교섭 등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 얘길 들어보시죠.

[녹취:] “We’re protective power of the Unites States in North Korea…”

스웨덴 외교 당국이 북한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고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밝히는 건 미국의 몫이다, 여기까지만 얘기했습니다. 단 케네스 배씨 억류됐다는 보도에 대해선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그동안 미국 국적 한인들을 여러 차례 억류한 전례가 있는데요. 또다시 장기 구금 쪽으로 가는 건 아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와 함께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 관련 소식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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