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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 간부회의 소집 이례적”


26일 북한이 30년만에 평양에서 소집한 전국 규모의 사법검찰기관 간부회의.
26일 북한이 30년만에 평양에서 소집한 전국 규모의 사법검찰기관 간부회의.
북한이 최근 사법과 경찰 등 공안기관 간부 회의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습니다. 공안 통치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북한 내부의 불안 요소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사법 검찰기관 간부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사법기관 간부들이 참가하는 대회가 열리는 것은 지난 1982년 이후 처음입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전국 사법검찰일꾼 열성자 대회’ 참가자들이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참배한 사실을 보도해 며칠 안에 사법기관 간부회의가 열릴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3일에는 전국 분주소장 회의를 열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결사 보위할 것을 맹세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축하문을 보내 불순 적대분자를 모조리 색출해 가차없이 처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의 분주소는 인민보안부의 최일선 기관으로, 북한이 이 회의를 여는 것은 지난 1999년 이후 13년 만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공안기관들의 간부회의를 잇따라 소집하는 것을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의 26일 정례 브리핑입니다.

[녹취: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 “우리가 관심 있게 보고 있고, 왜 그러한 회의가 이례적으로 소집되었는지 그런 의미에 대해서는 다각적으로 살펴보면서 남북관계를 정상화 하는데, 참조토록 하겠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북한 전문가들은 잇달아 공안기관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공안 통치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북한 내부의 불안 요소가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 “사회 질서와 권력기반을 다잡기 위해선 군을 장악하는 것 이상으로 공안기관을 중심으로 소속기관을 장악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김정은 시대 들어서 중동의 자스민 혁명을 비롯해 소위 권력 승계나 정권에 도전할 수 있는 위협 요소들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보다 공안기관을 장악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게 아닌가…”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집권 이후 줄곧 공안기관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단독 동상을 보위부에 가장 먼저 세울 수 있도록 허락한 데 이어 지난달 초에는 인민보안대학에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을 붙일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분주소장 회의에서 인민의 이익과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부정부패를 근절해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VOA에 북한 지도자가 ‘인권’이란 단어를 쓰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김일성 주석의 애민 사상을 모방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은 체제 안착을 위해 당분간 공안 기관을 중심으로 한 통치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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